검색결과
-
희로애락 담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명, 명'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인생의 희로애락 같은 다양성을 담은 일곱 곡의 실내악 작품을 선보인다.세종문화회관은 오는 5월10일 체임버홀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특별연주회 2024 실내악 시리즈 I '명, 명'을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내악 앙상블 SMTO와 객원 연주자 서수민(비올라), 이진희(어쿠스틱 기타), 김용하(타악)가 만들어내는 호흡이 기대되는 공연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내악 앙상블'SMTO 앙상블'은 지난해 '눈부신 파편', 'SMTO 앙상블 with 임현정' 공연을 통해 각각 전통음악을 재해석한 무대와 피아니스트 임현정과의 협연 무대를 선보였다. 해금 연주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악장인 김애라가 음악감독을 맡아 낮에서 밤으로, 다시 밤에서 낮으로, 밝음에서 어두움으로,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순환하며 '명(밝을 明)'과 '명(어두울 冥)'이 공존하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린다.백병동(서울대 명예교수), 임준희(한예종 전통예술원장), 도널드 워맥(하와이대 교수), 박병오(제34회 대한민국작곡상 최우수상), 이경은(2023 KBS국악대상 작곡상)의 작품들과 김백찬(2019 KBS국악대상 작곡상)과 김상욱(2022~2024 서울돈화문국악당 실내악축제 예술감독)에게 위촉한 두 곡까지 일곱 곡의 실내악 작품들을 선보인다. 첫 곡은 '가야금, 비올라, 장구를 위한 Intertwined'로 도널드 워맥 하와이대 교수가 지은 곡이다. SMTO 앙상블의 가야금 파트 윤지현 단원과 추계예술대학교 비올라 교수 서수민, 음악그룹 '불세출' 동인 김용하의 장구 연주로 꾸며진다. 두 번째 곡 '해금 독주곡 冥2'는 원로 작곡가 백병동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동료 작곡가 고(故) 이성천을 그리며 작곡한 작품으로 해금 파트 정현지 단원과 김용하의 반주로 연주된다. 세 번째 곡 '피리독주곡 출렁'은 2023 KBS국악대상 작곡상을 받은 이경은의 곡으로, 피리 파트의 부수석 단원 성시영과 타악 파트 김태형 단원이 호흡을 맞춘다. 네 번째 곡은 대금의 연주 기법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대금 독주곡 2번 추성, 퇴성, 그리고 농음'으로 대금 파트의 김희정 단원과 김용하의 타악 반주로 연주된다. 제34회 대한민국작곡상 최우수상을 받은 작곡가 박병오의 곡이다. 다섯 번째 곡 '아쟁 독주를 위한 여백II-번짐'은 임준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장의 곡이며 아쟁 파트 수석 단원인 김상훈 수석의 대아쟁 독주로 선보인다. 이어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인 이재훈의 지휘와 수석 및 부수석 연주자들이 위촉곡 두 곡을 초연한다. 첫 번째 위촉곡은 김상욱 서울돈화문국악당 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이 서울굿의 음악적 재료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 '덩기덩'이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할 두 번째 위촉곡은 수도권 지하철 환승음악 '얼씨구야'를 작곡한 김백찬 작곡가의 '물'이다. 어떠한 물질 혹은 상황을 만나 변화하는 '물'처럼 악기, 음계, 박자를 만나 자유롭게 변화하는 '음(音)'을 상상하며 작곡한 '물' 연주에는 기타리스트 이진희가 참여해 국악기와 어쿠스틱 기타의 조화로운 앙상블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상욱의 위촉곡 '덩기덩'은 서울굿의 음악적 재료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김백찬의 위촉곡 '물'은 어떠한 물질 혹은 상황을 만나 변화하는 '물'처럼 악기, 음계, 박자를 만나 자유롭게 변화하는 '음(音)'을 상상하며 만든 작품이다. 김애라 악장은 "인생의 희로애락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이번 무대를 통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이 국악 앙상블의 조화로움과 아름다움을 눈과 귀, 마음으로 함께 느끼고, 국악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
명연주자 시리즈 ‘국악관현악-공존(共存)’[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共存)’ 무대가 펼쳐졌다. ‘명연주자 시리즈’는 동시대 최정상의 연주자들을 조명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2022년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3회차에 접어든 명연주자 시리즈는 ‘공존(共存)’을 주제로 하여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주제가 함께 했다. 올해 선정된 명연주자는 이지영(가야금/서울대학교 교수), 양성원(첼로/연세대학교 교수), 이나래(대금/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 총 세 명이었으며, 지휘는 앙상블 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상욱이 맡았다. 첼리스트 양성원이 협연한 ‘첼로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미제레레(Miserere)’로 무대가 열렸다. 양성원은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교수와 제 4대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첼리스트이다. 그는 쾌자를 연상케 하는 퓨전 정장을 입고 들어와 연주를 시작했다. 발현악기들의 피치카토(Pizzicato, 현을 손가락으로 튕기어 음을 내는 방법)를 발판 삼아 첼로의 부드럽고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미제레레(Miserere)’란 아름답고 영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종교적인 단선율 성가이다. 이번에 연주된 김성기 작곡가의 ‘미제레레(Miserere)’는 라틴어 ‘미제레레(Miserere)’의 억양을 이용한 주제를 바탕으로 그의 사상과 감정을 담았다고 한다. 본래 성가곡은 반복적이며 단순하게 진행되는데, 그와 같이 이 곡에서도 ‘F, Ab, G, Eb’으로 구성된 네 개의 음과 동일한 형태의 리듬이 첼로 독주와 관현악 반주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며 그 테마를 가지고 변형, 발전됐다. 첼로는 격정적이고 열정적으로 활을 긋다가도, 여리고 부드러운 소리로 간절한 감정을 노래했다. 관현악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정도로 활용되었는데, 마이너하고 엄숙한 느낌을 주었다. 양성원 연주자가 연주하는 첼로 연주에는 강한 카리스마가 존재했다. 중후하고 우직한 저음으로 시작해 화려하고 힘 있게 달려가는 다이내믹한 연주에는 눈과 귀를 뗄 수 없는 특별함이 존재했고, 자유로우나 어딘가 종속되어 있는듯한 종교적인 느낌이 과하지 않은 진지함과 웅장함을 선보였다. 안현정 작곡가의 ‘대금 폴로네이즈를 위한 A Beautiful Life’는 17세기 폴란드의 춤곡 ‘폴로네즈’를 바탕으로 한 대금 협주곡이다. 새소리와 오션드럼(Ocean Drum)이 내는 파도 소리가 어우러지며 자연 친화적인 무대가 열렸고, 그 위에 대금 연주자 이나래가 대금으로 만들어 낸 바람 소리가 얹어졌다. 관현악은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느낌으로 하나둘 점점 커지며 웅장하게 음악을 열어냈다. 이 곡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하고픈 마음을 담아냈다. 어떤 부분은 밝고 긍정적으로 표현된 반면, 어떤 부분은 마이너한 진행에 반음과 계면조의 꺾는음을 활용하며 비장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카덴차(Cadenza, 악곡이 끝나기 직전에 독주자나 독창자가 연주하는, 기교적이며 화려한 부분)에서 이나래는 농음을 과하게 떨어주거나, 격정적이고 감정적인 느낌으로 연주하기도, 화려하고 빠른 패시지를 깔끔하게 선보이기도 했다. 독주 부분이 끝난 후에는 곡의 초입에 나왔던 새소리 효과와 함께 화려하고 유쾌한 폴로네즈 리듬이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반복되었다. 관현악과 독주 대금은 화려하고 웅장하게 곡을 끌어 나갔고, 반음 음계가 반복되며 긴장감을 주다가도 풀어지며 생동감 넘치게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세 번째 무대는 이지영 명인의 가야금 협연 무대로, 이번 공연을 위해 작곡가 김만석이 새롭게 편곡한 ‘서공철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 心授(심수)’가 초연되었다. 이지영 명인은 곡의 초입, 다스름 연주를 통해 꿋꿋하고 장중하며, 호방하고 힘 있는 터치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굴려 내는 시김새나 진하게 떨어내는 농현을 통해 그의 음악적 깊이를 도드라지게 나타내었다. 가야금 산조가 장단 순서대로 진행되는 동안, 관현악은 악기군별로 번갈아 가며 가야금 가락을 유니즌(Unison, 몇 개의 악기 혹은 오케스트라 전체가 같은 음 혹은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일)으로 연주하거나, 대선율(어떤 선율 성부에 대위(對位)하는 다른 성부)로 받아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장단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이지영 명인의 섬세하고 유려하며, 힘 있는 연주는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휘모리장단에서 그가 보여준 깔끔함과 다이내믹한 조화로운 연주는 큰 감동을 전해주었다. 관현악 반주는 대중적이고 서정적인 코드나 베이스 하행 진행 등을 활용하여 화성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음악적으로 풍성함을 만들어 낸 것은 좋았으나, 관현악에 모든 소리가 집중되다 보니 중심이 되어 흘러가는 가야금 산조의 민속적인 색채가 묻히고 돋보이지 못하기도 해 아쉬움이 남았다. 관현악과 독주 악기 간 조화로움을 꾀어 균형 있게 만들어 냈다면 더욱 민속적이며 신선한 무대가 되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력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던 관현악곡 ‘메나리 토리에 의한 국악관현악- 감정의 집’이 연주되었다. 최지혜 작곡가의 작품 ‘감정의 집’은 한국의 크고 작은 강이 갖는 생명력과 정화의 이미지를 서사적으로 펼쳐낸 곡이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 국악관현악 곡이기에 더욱 기대하는 마음으로 관람하였다. 무대는 ‘라솔미-’하고 흘러내리는 메나리토리의 대표 어법을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하며 웅장하게 열렸다. 이 곡은 악기군별로 갖고 있는 특징과 매력을 잘 드러내고, 음악의 기승전결과 구성이 뚜렷하여 완성도가 높았다. 악기 단독으로 연주하기도 하고, 두세 종류의 악기가 하나의 군으로 묶여 균형 있는 조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곡은 크게 두 악장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빠른 패시지에 오묘하고 익살스러운 테마 악장은 ‘3+3+2’ 소박이나 장단을 중심에 두고, 거문고와 아쟁이 저음부에서 반음이 반복되는 리프를 연주했다. 그리고 그 위에 악기들이 번갈아 가며 주제 테마를 연주하고 점점 발전돼 갔다. 악기 고유의 특징적인 음색이 도드라졌고, 농현이나 농음, 시김새 등이 짙게 표현되어 전통적이며 예술적인 느낌을 주었다. 생황과 소금이 중심이 되어 연주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또 다른 악장은 마치 영화음악 같았다. 대피리 등 저음 악기가 다양하게 활용되며 음향적으로 풍성했고, 화성적으로 대중적인 코드 진행이 사용된 동시에 선율은 메나리토리 어법과 시김새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현대적이고 전통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꽃밭에서 뛰어노는 듯한 이미지가 그려지며 모두를 추억에 젖게 만든, 아름다운 무대였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주제가 함께한 이번 공연에서는, 동시대 최정상의 음악가들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조화로운 연주와 함께 음악적 몰입감을 느껴볼 수 있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보여 줄 다음 명연주자 시리즈를 기대하며, 국악관현악의 발전을 더욱 소망해 본다.
-
국악 관현악의 확장, ‘소리의 색채’-“빼어난 감각”12월 7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믹스드 오케스트라 Ⅱ - 소리의 색채’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믹스드 오케스트라 시리즈는 우리 음악의 확장성에 주목하며 새로운 실험을 지속하는 프로그램으로, 2022년 9월 ‘충돌과 조화’, 2023년 9월 ‘존재 그리고 연결’ 이라는 부제의 공연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빼어난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박승원, 한웅원, 황호준 작곡가들에게 위촉 초연작을 받아 새로운 무대를 선보였으며, 모듈러신스(모듈러 신디사이저의 약칭. 각각의 모듈로 이루어진 전자음악 악기)를 활용한 실험적 전자음악으로 더 채도 높은 파격을 시도했다. 모듈러신스 연주는 모듈라서울(Modular Seoul)이 맡아 관현악단과 함께 모든 곡을 연주하여 더욱 풍성하고 밀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따뜻한 겨울, 푸른빛의 분위기 있는 조명이 은은하게 무대를 비추고 있었다. 믹스드 오케스트라의 ‘mixed’라는 단어처럼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어떻게 묻어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관람하였다. 오프닝 곡으로 ‘수제천’이 연주되었다. 모듈라서울의 멤버 임용주가 구성한 음악으로, 시공의 강산을 넘어 다다른 그곳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암전 가운데 전자 사운드가 공간을 메워 나가기 시작했고, 관현악단의 수제천이 연주되었다. 웅장한 행진곡의 울림 위에는 모듈라서울이 만들어 내는 다채로운 사운드가 가미되었다. 특히 베이스 음역대를 풍성하게 채워주며 수제천의 단아한 웅장함을 배로 느껴볼 수 있었다. 번갈아가며 편종과 편경을 비추거나 음악의 진행에 맞추어 조명을 다양하게 활용한 연출도 흥미로웠다. 박승원이 작곡한 위촉 초연작 ‘네 개의 판(Four Fields)’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었다. 이 곡은 반복되는 시간의 선상에서 이완과 긴장, 수렴과 확산이라는 키워드로 국악 관현악과 전자음악의 조화를 구현한 작품이다. 낮은 베이스 음역대의 신스 사운드가 무대를 감쌌고, 그 위에 해금과 아쟁, 가야금의 반복적인 효과음이 얹어지며 고요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피리의 슬픈 듯 구성진 선율이 연주되고, 마이너한 분위기로 흘러가던 음악은 독특한 전자 사운드와 악기의 고유한 음색이 어우러지다가, 신스 베이스가 점점 쿵쿵거리며 빠른 리듬으로 점철되어 클럽이나 라운지 음악이 연상되기도 했다. 또 국악기 소리에 과한 딜레이(delay)를 걸거나 음색을 비틀어 내 다양하게 활용하기도 하며 이질적이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사운드의 변화에 따라 조명과 미디어 아트도 함께 변화했고, 어떻게 진행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무대의 흐름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국악 관현악과 전자 사운드가 각각 따로 노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국악 관현악의 연주에 패드(Pad) 성 배경으로만 활용되던 모듈러 신스는 관현악 연주가 빠질 땐 급작스럽게 클럽 음악 같은 장르로 전환하여 국악 관현악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주었다. 또 마이너한 분위기를 이끌어 가다 말고 갑자기 서정적인 선율을 연주한다거나, 곡을 급작스레 마무리하여 자연스럽지 못했던 흐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음으로 프렐류드, 고희안 트리오,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등 국내 최고 재즈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는 한웅원의 위촉 초연작 ‘드럼과 국악 관현악을 위한 소릿바람’이 연주되었다. 작곡가가 직접 드럼 연주로 참여하며 국악 관현악 역사상 최초의 드럼 협주곡으로 기록된 이 무대는, 작곡가와 협연자가 동일하기에 그 누구보다 음악을 가장 잘 해석할 것이라고 느껴져 더욱 기대되었다. 하이햇(Hi-Hat)과 심벌(Cymbal)로 한국 전통 장단 리듬꼴을 연주하며 시작한 무대는 독특한 음계 구성의 묘한 선율을 연주하는 관현악과 함께 힘 있게 달려 나갔다. 웅장하고 강렬한 연주는 드럼이 아닌 것 같은 느낌도 받았는데, 이는 장단을 중심으로 연주했기 때문이다. 드럼으로 자주 듣던 서양음악 스타일의 연주가 아닌 새롭게 재해석된 드럼 연주는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음향적으로는 몽환적이고 축축한 사운드의 모듈러 신스 연주가 가미되거나, 관현악기의 음색을 비틀어 변화를 주기도 했고, 마림바와 태평소의 과한 농음을 통해 효과음적인 악기 사운드를 구현해 내기도 했다. 관현악과 드럼의 등장 타이밍이나 연주 효과적 분배가 적절했고, 유려한 드럼의 연주 또한 훌륭했다. 특히 드럼의 탐(Tom) 사운드를 활용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한웅원은 장단의 강세를 탐(Tom) 악기의 고저로 표현하였다. 장단과 드럼 악기를 확실하게 이해했기에 나올 수 있는 부분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이 시대의 새로운 국악 관현악, 드럼 협주곡이 아니었을까. 제1부의 마지막 무대는 황호준의 위촉 초연작 ‘디스토피아’가 장식했다. 불협화음 음향 효과를 극대화한 이 곡은, 인간의 욕망, 극단적 소비를 만들어낸 자본주의 시스템에 근원적 물음을 던지며 관객들이 디스토피아로 계속 끌려 들어가며 살 것인지 자문하도록 만들었다. 반음계와 5박 리듬의 진행으로 오묘하면서도 특이하게 시작된 음악은 어딘가 불편하고 마이너한 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디스토피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5박과 6박이 반복되며 변화하고, 모듈러 신스의 천둥 치는 듯한 전자 사운드를 듣고 있자니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 시스템에 질문을 던지는 작곡가의 의도가 들리는 듯했다. 특히 서정적인 반음계 하행 클리셰 코드 진행 위에 어딘가 불편한 선율이 얹어진 부분은 황호준 작곡가의 고유한 음악적 특색이 드러나며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감정을 선사해 주었다. 2악장이 시작되자, 아름다운 선율이 무대를 감쌌다. 1악장은 불완전한 디스토피아 같았다면, 2악장은 사랑과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유토피아를 꿈꾸는 듯한 아름다움이 무대를 감쌌다. 하지만 국악기에 음향 효과로 딜레이(delay)와 리버브(reverb)가 너무 많이 걸려 음악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과한 음향 효과는 악기의 고유한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기에 조금 더 적절한 어우러짐을 연구했더라면 더 풍성한 음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모듈러 신스는 음악에 억지스럽게 개입된 느낌을 받았다. 다이나믹하고 풍성한 느낌을 주는 건 좋았으나, 악기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조화를 이루는 연구가 더욱 필요해 보였다. 제 2부의 첫 무대는 한웅원이 작곡한 위촉 초연곡 ‘보이스와 국악 관현악을 위한 베틀가’가 장식했다. 가수 선우정아가 함께한 무대로, 재즈보컬의 즉흥 연주 방식인 스캣(scat)을 선보였다. 그는 구음처럼 목소리만을 통해 베틀가의 선율을 차용하거나,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베틀가를 통성으로 노래하기도 하며 재지(Jazzy)한 무대를 펼쳐내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을 선보였다. 이 무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컬이 노래가 아닌 악기의 한 부분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선우정아는 관객들에게 짧은 노래 구를 제시하며 따라 부르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해금과 대금, 피리, 아쟁 등의 국악기가 제시하는 선율을 목소리로 따라 부르기도 했다. 각 악기의 특성이 녹아있는 선율을 받아 표현한 그의 목소리는 악기 그 자체였고, 악기 소리의 특성을 잡아 특색있게 노래하는 것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국악 관현악과 스캣(scat)을 활용한 재즈보컬과의 만남은 흔치 않아 조금 어색하기는 했지만 그만큼 굉장히 독특하고 신선했으며, 국악기와 보컬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진정한 음악적 화합을 선사해 주었다. 휘날레를 장식한 무대는 김성국 작곡의 일렉트릭 기타 협주곡 <능게>가 장식했다. 전통음악 ‘능게’는 행진 음악을 뜻하며, 주로 태평소, 나발 등의 관악기와 북, 바라 등의 타악기로 연주하며 힘차고 경쾌한 음악적 특징을 지닌다. 이 작품은 주로 태평소로 연주되는 전통음악 ‘능게’의 주선율을 재료로 일렉트릭 기타와 믹스드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작곡되었다. 기타리스트 KAY BROWN의 협연으로 연주된 이 곡은 화려한 기타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눈과 귀를 매료시켰다. 밝고 경쾌한 능게 선율이 일렉 기타의 깔끔하고 매력적인 음색과 관현악으로 함께 연주되니 한국적이고 벅찬 느낌을 받았고, 현대적이고 모던하면서도 전통의 색이 돋보여 한국 홍보영상 음악으로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음악은 능게 선율을 주제로 하여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발전해 나갔다. 2악장에서는 경기민요 태평가의 선율을 차용한 생황과 일렉 기타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편안함을 선사해 주었고, 일렉 기타의 화려한 솔로 부분은 넋을 놓고 감상하게 되었다. 아쉬웠던 것은 전반적으로 일렉 기타의 기교와 화려함에만 치중했다는 것이다. 협주곡이긴 하지만 국악 관현악곡이기에 조금 더 다양한 전통 음악적 요소가 등장했으면 했는데, 다분히 기타 연주자의 록(Rock) 콘서트 같았고 관현악은 단순하게 받쳐주기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일렉 기타의 연주를 돋보이기 위한 의도였을 수도 있지만, 국악 관현악과 기타가 전통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면 더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무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믹스드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무대 뒤를 비롯한 천정에 수놓아지는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의 조명 또한 공연 내내 시야의 흥미로움과 모던한 감각을 선사해 주었다. 국악 관현악이 새롭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확장되어 가는 모습은 긍정적이었지만, 국악이 아닌 타 음악과의 자연스러운 혼합을 위한 더 다양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인기 있는 아티스트나 장르를 통해 대중들의 흥미를 끄는 것도 좋으나, 전통의 본질을 더욱 중심에 두고 그 색채를 잃지 않은 채 음악적인 발전을 시켜 나가, 이 시대에 가장 걸맞은 국악 관현악의 꾸준한 발전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본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1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지난 달 23일(목)에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 회의실에서는 약 12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국악진흥법’ 전문가위원회(위원장 박상진) TF 팀 5차 회의를 개최하였다. 그동안 소위원회 회의를 4차례 가지면서 ‘국악진흥법’ ‘시행령’ 등에 담겼으면 하는 내용들을 심도 있게 토론하며 의견을 도출하였다. 이날 5차 토론회의는 1월 중순에 있을 ‘정책토론회’의 기획 회의 성격으로 진행하였는데, 소위원회의 위원과 오랜만에 참석한 위원들이 분출해내는 열기는 대단하였다. 그동안 ‘한국국악협회 전문가위원회 TF’에서 개최한 회의 내용을 국악신문에서 크게 보도하면서 국악인들의 관심이 뜨겁게 고조되었다. 그 회의 내용을 요점만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전문가위원의 이름은 생략하고 발언 순서대로 A B C ,,, 의 호칭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A 전문가위원은, 1월 중순에 있을 정책 토론회를 좀 더 구체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사)한국국악협회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B 전문가위원은, ‘국악진흥법’의 제정은 정치권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므로 시행령은 정치적 편향성 없이 추진되면 좋겠다. 그리고 정책토론회에서는 원론적인 논의보다는 시행령에 꼭 들어갈 내용 중심으로 명확하게 주제 발제가 제시되면 좋겠다. 또한, 2024년에 국악진흥법 시행령 관련 조사 연구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시된다고 하는데, 여기에 우리 사)한국국악협회의 의견이 실질적이면서 광범위하게 개진될 수 있는 내용으로 정책토론회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C 전문가위원은, 국악진흥법의 발전적 모색이나 방향성 제시도 중요하지만, 시행령에 담길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의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이날 가안(假案)으로 준비한 발제 제목에 대하여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였다. 현재 가안의 논제 중 기조발제인 "국악진흥법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주제는 적절한 것 같은데, 주제 1에 "국악문화 현장 상황과 대처 방안”이라든지, 주제 2에 "국악의 지원 정책과 국악산업 및 시장조사를 위한 연구의 필요성 제안”같은 경우는 실질적인 시행령에 담길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므로 논제를 다시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한국국악진흥예술연합>이라는 임의단체가 설립되어 국악진흥법 통과에 따른 발전 방안을 나름대로 모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사와 전통뿐만 아니라 국악계를 대표하고 있는 사)한국국악협회로 힘이 모아져서 추진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문체부 등 관련 기관 공무원들과의 미팅 시 구두로만 의견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제안서 형식의 텍스트 자료를 정리해서 항시 제시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말하였다. 이에 박상진 위원장은, 정책토론회 주제를 "국악진흥법 제정에 따른 국악 정책의 발전방향 모색(가안)”에서, 이제는 발전방향 모색을 넘어 시행령에 담을 수 있는 구체안을 만들어서 정부에 제안하는 정책토론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가안으로 작성한 제안들에 대해 업그레이드된 의견제시를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B 전문가위원은,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는 국악 원로들의 바램이나 철학적인 소견보다는 국악진흥법 시행령에 담길 내용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발제가 2인으로 되어 있는데, 국악원로이면서 인지도가 있는 1인이 더 추가되어서 발제를 3인으로 구성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좋겠다고 말하였다. D 전문가위원은, 시행령이 내년 7월 26일에 발효되게 되어 있다. 따라서 6월 말까지는 문체부에서 시행령을 마련할 텐데, 이제 약 6개월의 시한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용역을 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용역 결과를 가지고 24년 3월 정도면 공청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공청회에 우리 전문가위원회가 다수 참여해서 지금 우리가 정리하고 있는 준비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타의 시행령을 참고해서 이기적인 제안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을 짜서 제도적으로 국악인들이 많은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1월에 있을 정책토론회에서는 기성세대에 대한 지원, 미래세대에 대한 지원, 교육 관련 지원 등의 내용으로 제가(D 전문가위원) 기조발제를 하고, 20~30대 젊은 국악인들을 동참하게 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을 지원하는 형태가 제시되게 하는 것이 시행령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책토론회를 대비해 핵심에 부합하는 주제로 다시 조율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하였다. 박상진 위원장은, 발제자 전체의 주제를 선택과 집중에 맞춰 조율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고, 문체부에서 3월 정도에 공청회가 열릴 것을 감안하여 우리의 정책토론회는 1월 10일에서 20일 사이에 날짜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였다. ‘국악진흥법’의 ‘시행령’은 위와 같은 산고(産苦)를 통해서 옥동자로 탄생할 것을 기대해 본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70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국악진흥법’은 제9조 ‘국악 향유 문화 활성화 부분’의 ②항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민에게 국악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국악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 보급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제5조의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 등 ②항 기본계획의 3.호에 국악 교육 및 국악향유 증진에 필요한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라고 되어 있다. 위의 ‘국악진흥법’의 사항을 뒷받침하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11월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2023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가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다음달 12월 1일까지 에스펙토리와 국립중앙박물관 등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문화예술교육의 성과를 공유하고 확대하기 위해 열리는 전국 단위 축제로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교육을 더 가까이, 더 깊게'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개막식 환영사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사회에서의 역할이 뭔지 눈 뜨고 서로의 관계를 알아가도록 하는데 예술교육의 가장 큰 의미가 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예술 교육을 하는 건 아이들을 연극배우, 음악가, 무용가가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연합뉴스 기사 참조) 유 장관은 "예술적 상상력과 창의성을 통해 자아를 깨닫도록 하는 예술 교육을 굉장히 하고 싶었다"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던 2006년 '서울형 지역예술 교육 TA'(Teaching Artist·교육예술가) 사업을 시작하고, 2008년 문체부 장관으로 재임해 예술강사 지원 사업을 도입한 기억을 떠올렸다. 유 장관은 "처음 예술강사를 파견했을 때 선생님과 부모님이 반대했다"라고 말하며 "대학 가는 게 훨씬 중요하니 쓸데없는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굉장히 컸다."며, ”지금은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여지지만, 아직도 우린 입시의 문턱에 딱 걸려서 중고등학교 예술 · 체육 교육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초등학교에서라도 집중해보자고 시작해 예술강사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쭉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많이 좋아졌지만 선생님들에 대한 재교육, 예술 교육에 대한 방법론적인 교육과 연구가 더 필요하다.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예술교육 부분도 예산이 삭감됐을 텐데, 뒷바라지를 잘해보겠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의 말에 적극 공감을 표한다. 그런데 필자가 유 장관의 말에 공감을 표하는 이유는 행사의 주제 표어인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교육을 더 가까이, 더 깊게'라는 말과 유인촌 장관의 말이 전혀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행사 주제 표어의 의미는 교육을 통해서 문화예술을 활성화하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 장관의 말은 창조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통해서 자아를 깨닫도록 하는 예술교육이어야 한다 라는 것이다. 전자(前者)인 행사 주제의 내용과 후자(後者)인 유장관의 말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 180도 다른 의미라고 볼 수 있다.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교육을 더 가까이, 더 깊게'라는 말이 무슨 말을 의미하는지 선뜻 와 닿지 않는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골고루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했다는 것인지, 그래서 앞으로 더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주제 자체가 어불성설이요 보여주기식 표어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활체육’과 혼돈하는 것은 아닌가. 논리가 맞지 않는다. 차라리 ‘교육’자를 떼어버리고 ‘국민 누구나 문화예술을 더 가까이, 더 깊게’라는 표현은 그래도 두리뭉실 넘어갈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교육’이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누가 누구를 교육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문화예술’ 분야를 말이다. K컬처에 해당되는 분야가 세계화되는데 있어서 누가 교육해서 이루어진 성과라고 생각하는가. 특히 K컬처의 대표인 K팝은 어떤 특별한 공교육을 통해서 세계를 들썩이게 한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의 국민성(國民性)인 ‘흥과 끼’로 무장한 창조적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유 장관의 "많이 좋아졌지만 선생님들에 대한 재교육, 예술 교육에 대한 방법론적인 교육과 연구가 더 필요하다."라는 말은 그래서 공감할 수 있고 신뢰감이 생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장을 모르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국악 예술강사들이 교육하는 초등학교 현장을 3개월 동안 모니터링해본 적이 있다.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모습과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고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교과과정과 교과목의 내용 등 용어조차도 통일되어 있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원과 감독 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세심하고 적극적인 예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유소년 시기부터 예술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여 대학까지 연계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은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라는 것을 유인촌 장관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커리큘럼이 가장 핵심이다.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들은 많이 양성했으나 일관되고 대중화할 수 있는 커리큘럼의 부재는 새로운 방법론적 교육과 연구를 요구받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국악의 경우는 위와 같은 문제들을 ‘국악진흥법’ 제5조의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을 통해서 실현되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9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한류 음악의 원형자산은 전통음악이라는 것이 꾸준히 강조되고 있다. 특히 ‘국악진흥법’이 공포된 이후에는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통한 한류문화 확산의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였다. (사)한국국악협회 ‘국악진흥법 전문가위원회’는 국악진흥법 발전을 위한 심도 있는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각 관련기관의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위원회의 각 위원들이 제기한 수십 가지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깊이 있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한 정책적 아이디어들을 도출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악신문 10월 30일자에 보도된 대로, 지난 3차 회의는 젊은이들인 2030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문화체육관광부 2030청년자문단 위원’인 박예원 위원을 객원 위원으로 초청하였다. 박예원 위원은 2017년 이전부터 진행해 온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 중에 아주 적은 쪼개기 예산 지원 등에 대한 문제점들을 다양하게 소개하였다. 그 중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에서 나타난 모니터링 부재에 대한 문제점과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또한, 지난 20년 간 창작공연 생태계, 즉 예술가들이 현장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무시된 채 시민의 문화향유라는 이유로 일회적인, 무분별한 지원이 계속되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면서 맞춤형 지원 사업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국악문화산업의 진흥 및 육성의 정책 수립을 위한 여러 가지 요건 중 수요와 공급에 대한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국악학과 졸업생들의 취업 관련한 데이터 등 참고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수요자 입장에서의 마케팅 전략수립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 개발 등이 주먹구구식으로 부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제점들을 강조하였다. 이렇게 현장에서 체험한 경험과 문제점들에 대한 많은 내용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위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위의 전문가위원회 회의 내용과 유인촌 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 중에 유사한 점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10월 30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책임 심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며, "산하 기관들이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사후 컨설팅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찰하고 돕겠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문체부 산하 기관의 직원들이 심의 결과를 퇴직 후에도 평생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유 장관은 "모든 지원 사업에 대한 심사가 600명~1천 명 가량의 전문가 풀로 운영된다"며, "현장 전문가란 분들이 심사하다 보면 손이 안으로 굽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산하기관 직원들은 전문가 심사라며 거리를 두니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등 지원 기관 직원들이 심사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직원과 함께 외부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고, 심사 담당 직원은 가급적 인사를 안 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어쩌면 ‘국악진흥법 전문가위원회’에서 도출한 아이디어와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한 유인촌 장관의 답변으로도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유 장관의 지적대로 손이 안으로 굽는 심사의 결과는 현재도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악계는 좁아서 타 장르에 비해 더욱 심하고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각 분야에 상관 없이 그 실망의 정도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법이나 제도는 투표로 바꿀 수 있지만, 대부분의 문화와 과학은 투표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제도는 법이나 혁명으로 하루아침에 뒤엎을 수 있지만 문화 분야는 다르다. 미국이 금주법을 만든 이후 지하에 술집이 20만 개가 더 생겼다고 한다. 문체부 산하 기관의 직원들이 심의 결과를 퇴직 후에도 평생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다짐은 비장한 결의처럼 보여져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이다처럼 느껴진다. 직원들의 전문가적 자질을 기대해 본다. 직원들이 전문가적 자질을 갖추게 되면, 유사한 직책을 일부 몇 사람과 그 카르텔에 의해 ‘위원회’, ‘위원장’을 나눠가지면서 장기간 독식하고 있는 기만적 구조가 바뀌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불만과 문화계 문제가 야기되는 원인도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기만적 구조와 인습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창조적 상상력’의 행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8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지금과 같이 정치가 어지럽고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문화로써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는 신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메시지는 그래서 가슴에 특별하게 다가온다. 물론, 그 역할을 ‘문화’가 담당해야 한다. 정부 부처 중에서도 문체부가 당연히 그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국민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 역시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문화수준을 정치문화 수준에서 소화하기에는 너무 많은 장애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정기국회의 국정감사장에서는 신선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위에서 제기한 정치문화 수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장면들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신임 유인촌 장관의 국감장에서의 답변은 마치 10여 년 동안 깊은 산 속에서 도를 닦고 내려온 도사같이 해박한 문화적 소양을 거침없이 드러내 보였다. 많은 공감대를 불러온 유인촌 장관의 발언은 여당 의원은 물론, 야당의원에게서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유 장관은 평소의 지론인 "문화가 광범위한 분야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범부처적인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문화의 영향력을 강조함으로써 야당 의원들에게서 많은 공감대를 끌어내었다. 마치, 문화와 문명사적 테두리 안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모든 분야를 바라본다는 이어령 선생의 말을 연상하게 한다.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해 문체부의 대책을 묻자, 유 장관은 '문화'를 국정과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뉴시스 기사 참조) 이용호 의원의 질의에 대해 유 장관은 "문체부의 문화 관련 일들이 예전에 제가 장관할 때보다 훨씬 넓어져 있고 문화가 해당 안 되는 분야가 없다"고 밝혔다. 타 부처에서도 문화를 실질적인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다. 유 장관은 MB정부의 장관 퇴임 이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였는데, 그 중에 하나는 약 7년 정도 법무부의 소년원에서 청소년들에게 연극을 지도하고, 자전거 여행도 함께 다닌 결과 재범률이 실제로 낮아지는 경험을 하였다. 유장관은 "문화로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국회가 도움을 주시면 이러한 고독감 문제도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마무리 발언을 하자 야당 의원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 문제로 인한 서현역 살인 사건이나 지하철 난동 등 은둔형 외톨이 범죄가 증가함으로써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때에 ‘문화’로써 그러한 문제를 정책에 반영하여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유인촌 장관의 언급은 중요한 시사점(示唆點)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관련하여, 2013년도에 필자가 교육부에서 ‘국악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을 지정 받아 운영했을 때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국악학생오케스트라의 단원들 대부분은 조손(祖孫) 가정과 결손(缺損) 가정의 아이들 등으로서 불우한 청소년들을 우선 채용하는 규정에 의해 운영되었다. ‘서양오케스트라 사업단’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총괄 지휘했고, ‘국악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은 필자가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의 교수로 재직 시 교육부의 지정을 받아 운영하였다. 이 당시의 업적으로 필자는 ‘예술교육 활성화 공로’가 인정되어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국악학생오케스트라 사업은 교육부가 공교육을 통해 균등한 음악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국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자신의 음악적 잠재 능력 및 감수성을 계발하고 신장할 수 있도록 전국의 초‧중‧고등학교를 지원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이다. 국악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은 전국에서 국악학생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60개(초등학교 32개교, 중학교 15개교, 고등학교 13개교) 학교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 지도교사 역량강화 연수, 악보뱅크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각 학교에서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교육부의 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 운영 프로그램은, 베네수엘라의 오케스트라 음악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벤치마킹하여 시행한 것이다. ‘엘 시스테마‘는 1975년 총과 마약이 넘쳐나던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경제학자이며 오르가니스트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Jose Antonio Abreu, 1939. ~ 2018,) 박사에 의해 빈곤층을 포함한 불우 청소년들을 구출하기 위한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이다. ‘엘 시스테마’의 프로그램은 1977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국제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면서 국제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베네수엘라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악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오케스트라 훈련을 실시해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음악교육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브레우는 2009년 스웨덴 왕립음악원으로부터 ‘음악의 노벨상’인 폴라음악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제10회 서울펑화상을 수상하였다. ‘국악학생오케스트라 사업단’의 프로그램은 ‘국악진흥법’을 통해서 재시행은 물론, 더욱 활성화시키는 정책으로 반영되면 좋겠다.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7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취임을 계기로 "문화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환경이 잘 조성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회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앞으로도 문화가 경제가 되는 저작권 강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건강한 저작권 생태계를 만들고 한류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하는데 노력하겠다.”라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말하고 있다. 그렇게 말한 이유는, 문화예술저작권은 한류 콘텐츠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20년 상반기 이후 7개 반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흑자를 주도한 대부분은 음악(K팝) · 영상 저작권 수지(2억8000만달러)에서 나왔다. 즉, BTS(방탄소년단) ‧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가수들의 활약과 K드라마의 성과 등 다각도의 노력의 결과가 반영되어 올해 상반기 저작권 무역수지가 역대 2위의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분석하고 있다. 문화가 경제가 되고 저작권 강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건강한 저작권 생태계를 만들고 한류 저작권을 보호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문체부의 비전과 미션은 바른 제시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국악진흥법’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K팝과 K컬처의 원형자산은 전통음악이고, 전통문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악문화산업의 진흥과 육성’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사)한국국악협회의 전문가위원회가 정책개발을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 이때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이 새로 임명되었다.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잘 하는 장관이 아니라 그야말로 실무에 능한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을 역임한 후에는 시민사회 문화운동을 주도하면서 시민문화 향유를 위해 현장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도 그 운동에 함께 할 것을 직접 권유 받은 적이 있다. 현충원 참배에서 유인촌 장관은 방명록에 "문화로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를”이라고 적었다는 보도를 보았다. 가슴이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이 정치가 어지럽고 경제가 어려울 때 일수록 국민들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문화가 담당해야 한다. 정부 부처 중에서도 문체부가 당연히 그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국민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것은 국민들이 먼저 알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문화수준을 정치문화 수준에서 소화하기에는 너무 많은 장애요소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로써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겠다 라는 유인촌 장관의 메시지는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쯤해서, 2014년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문화기본법>을 상기하고자 한다. <문화기본법>이 통과됨으로써 우리나라 문화정책 흐름 중 아주 큰 흐름을 맞이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문화는 국가 경영에 주요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지 소극적 관리와 지원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러다 1990년 ‘문화부’ 설치를 기점으로 문화정책이 국가 경영의 주요 영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문화복지 개념의 탄생, 그리고 문화산업이 팽창되면서 문화정책의 영역은 대폭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문화정책의 대상은 예술 창작자에 대한 지원이거나 산업생산자에 대한 지원에 한정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문화에 대한 대상은 좁은 의미에서의 예술 혹은 인접 분야에 국한되었다. 그리하여 문화의 수용자이며 당사자인 국민은 국가의 관심 영역 밖에 있었다. 그러나 <문화기본법>이 제정됨으로써 그 정책적 대상이 국민으로 완전히 뒤바뀌게 된 것이다. 이 <문화기본법>은 문화에 대한 정의조차 "삶의 총체적인 양식이면서 인간의 고유한 정신적 ‧ 물질적 ‧ 지적 ‧ 정신적 산물”로 규정할 뿐만 아니라 "한 사회의 개인과 집단의 감성을 표현하는 가치, 활동이나 제도”까지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과거 문화예술진흥법에 기록된 문화예술에 대한 정의, 즉 "문화예술이라 함은 문학, 미술, 음악..... 등을 말한다.”와 전적으로 다른 인식과 개념을 갖고 있다. 그리하여 문체부는 문화예술의 창작자에게만 해당되는 지원이 아닌, 국민의 문화 향유권인 문화적 권리에 더 큰 방점을 두고 글로벌 정책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글로벌 정책이 한류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문화융성의 시대에 대비한 <문화기본법>이라고 여겨져 기대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그러나, <문화기본법>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려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흥과 끼를 기반한 창의적인 DNA일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국민들의 다색다양한 창의적인 끼가 발현될 수 있도록 정책으로 반영하는 것은 K컬처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국악 진흥법> 또한 <문화기본법>의 테두리 안에서 발전적으로 연구되어져야 하겠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6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한국은행은 지난 9월 22일 '2023년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잠정적으로 3억3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하였다. 2019년 하반기의 3억5000만 달러에 이어 반기 기준으로 치면 역대 2위의 흑자 규모이다.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저작권’이 역대 최대인 15억2000만 달러 흑자 중 문화예술저작권에서 3억4000만 달러의 흑자를 주도하였다. 문화예술저작권은 흑자 대부분이 음악 · 영상 저작권 수지(2억8000만달러)에서 나왔다. 문화예술저작권은 한류 콘텐츠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20년 상반기 이후 7개 반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즉, BTS(방탄소년단) ‧ 블랙핑크와 같은 K팝 가수들의 활약과 K드라마의 성과 등 다각도의 노력의 결과가 반영되어 올해 상반기 저작권 무역수지가 역대 2위의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으로도 문화가 경제가 되는 저작권 강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건강한 저작권 생태계를 만들고 한류 콘텐츠 저작권을 보호하는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하고 있다. 문화가 경제가 되고 저작권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국악진흥법’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즉 ‘국악문화산업의 진흥과 육성’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국악진흥법의 나머지 제16조와 제17조를 살펴보고자 한다. 제16조는 지원기관의 지정과 지원하는 내용과 역할 등이 담겨 있다.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진흥 및 육성을 위한 사업과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지원기관(이하 "지원기관”이라 한다)을 지정할 수 있다. ② 지원기관은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1.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창작활동 지원, 2.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대중화 지원, 3.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지원, 4. 그 밖에 지원기관의 지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 등이다. 현재는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②항과 같은 지원기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지원액과 대상자가 미비하고 주로 관 단체 위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따라서 국악진흥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직의 확대 개편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지원기관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그 지정을 취소하거나 시정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지정을 취소하여야 한다. 1.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을 받은 경우 등이다. ④ 국가는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기관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 ⑤ 그 밖에 지원기관의 지정·운영 및 지정취소의 기준ㆍ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17조는 국악방송의 법인화, 그와 관련한 역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① 방송을 통한 국악의 대중화와 국악문화산업의 활성화, 그 밖의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진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국악방송을 둔다. ② 국악방송은 법인으로 한다. ③ 국악방송은 다음 각 호의 사업을 한다. 1. 국악 프로그램의 제작 및 운영, 2. 국악의 창작·교육·연구 및 대중화, 3. 국내외 국악프로그램의 교류 및 지원, 4. 그 밖에 국악방송의 보급과 진흥을 위한 사업, ④ 국악방송에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원과 필요한 직원을 둔다. ⑤ 국가는 국악방송의 원활한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 ⑥ 국악방송에 관하여 이 법에서 규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민법」중 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제18조(보고·검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진흥에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지원기관 및 국악방송에 대하여 그 업무ㆍ회계 및 재산에 관한 보고를 하게 하거나 서류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소속 공무원에게 현장출입 또는 서류검사를 하게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현장출입 또는 서류검사를 하는 공무원은 그 권한을 표시하는 증표를 지니고 이를 관계인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제19조(권한의 위임ㆍ위탁) ① 이 법에 따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권한은 그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도지사ㆍ특별자치도지사에게 위임할 수 있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이 법에 따른 업무의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지원기관 또는 관련 기관ㆍ법인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칙’은 2조 6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는 재단법인 국악방송의 설립에 따른 경과조치의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60년 역사상 최초,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8개 국악관현악단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이 한 자리에 모여 축제를 벌인다. 국악관현악이 시작된 지 60년이 되는 2024년을 앞두고 처음 시작하는 축제다.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0월 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를 연다.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KBS국악관현악단 지휘자 박상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원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휘자 이승훤과 바이올린 대니 구, 전주시립국악단 지휘자 심상욱과 정가 장명서,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김창환,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지휘자 김성국이 참석했다. 공연 장소는 1965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최초로 창단됐던 세종문화회관으로 정했다.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세종문화회관 M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오는 10월1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 KBS국악관현악단, 12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1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17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 18일 전주시립국악단, 19일 대구시립국악단, 20일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21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으로 이어진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거문고),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지낸 이아람(대금), 민은경(판소리), 장명서(정가), 김일구(아쟁), 김준수(판소리) 등 국악 연주자들 뿐만 아니라 대니구(바이올린), 김성현(일렉트릭 기타) 등 협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10월11일 KBS국악관현악단의 무대는 악단 최연소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박상후(39)가 이끈다.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피아니스트 유코 나칸다카리가 협연한다. 박상후는 1985년 KBS국악관현악단 창단 이래 최초의 30대 지휘자이다. 12일에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장태평이 지휘봉을 잡고 대금 연주자 이아람이 협연한다. 14일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무대에서는 이동훈이 지휘를 맡고 소리꾼 민은경이 협연한다. 이경은 작곡의 거문고 협주곡 '푸른파랑'도 초연된다.17일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이 무대를 꾸민다. 이승훤이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대니구가 협주곡 '푸른달'을 협연한다. 18일에는 전통과 예술로 세계 속에 국악관현악을 알려온 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심상욱이 지휘봉을 잡고 김대성 작곡가의 '에움길'을 초연한다. 가객 장명서가 무대에 올라 위촉 초연곡들을 선보인다. 19일 대구시립국악단 공연은 한상일이 지휘하고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아쟁 연주자 김일구 명인이 협연한다. 20일에는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이 무대에 오른다. 김창환이 지휘를 맡고 소리꾼 김준수가 협연, '춘향가', 창극 '리어'를 들려준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21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5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바야흐로 한류의 세상인 것 같다. 요즈음은 서울 시내 거리나 지하철에서 외국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 젊은 청년들은 물론이고 연세가 많으신 80대의 노부부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유럽의 유명 관광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중국인과 같은 아시아인은 물론 유럽인들과 히잡을 쓴 이슬람 국가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띈다. 가족단위의 모습도 많다. 서울 인사동 거리나 북촌 거리에는 한복을 입고 다니는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보인다. 한국의 거리에서 직접 한복을 입고서 한류를 더 깊게 느끼고 싶었을 것이다. 그곳은 주로 북촌의 한옥 마을과 인사동 등이다. 그런데 사람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우리 전통음악 공연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어쩌다가, 악기를 팔기 위한 외국인 오카리나 연주자만 보일 뿐이다. 아직도 우리 전통음악 공연이 대중화‧활성화 되지 못한 대목으로 보여져 많은 아쉬움을 갖게 한다. 한류 중 K-POP이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데, 한류의 본 고장인 한국 땅에서 만큼은 한국의 국악과 전통문화가 K-POP의 원형자산이라는 것을 외국인들이 흠뻑 느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지난 회에 이어서 총 19조 부칙 2조로 구성되어 있는 ‘국악진흥법’에 대해서 계속 살펴보겠다. 제10조부터 제14조까지는 대체로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진흥을 위한 내용, 제15조는 국립국악원의 성격과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제10조는 국악문화산업의 진흥과 관련한 조항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문화산업의 육성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은 보존과 계승의 차원을 넘어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악문화산업과 관련한 육성 기반은 조성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국악문화산업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 시스템이 구축되어 국악문화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11조는, 전문인력의 양성을 위한 조항으로서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을 진흥하기 위하여 전문인력의 양성에 관한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연구소, 대학, 그 밖의 기관을 국악 전문인력양성기관(이하 "양성기관”이라 한다)으로 지정하고 교육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양성기관으로 지정된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지정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다만,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지정을 취소하여야 한다. 1.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을 받은 경우 등, 4가지 사유. ④ 제2항에 따른 양성기관의 지정 기준 및 절차, 제3항에 따른 지정취소 및 업무정지의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제11조항은 양성기관을 대학 ‧ 연구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대의 인간문화재와 전문국악인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사)한국국악협회 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제12조(국제교류 및 해외진출 활성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을 진흥하기 위하여 국제교류 및 해외진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다. 이 조항에서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을 진흥하기 위하여 국제교류 및 해외진출’이라는 개념은, 문화적 교류뿐만 아니라, 공연 기획 초기 단계부터 국제교류 및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기획과 공연 콘텐츠의 창작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으로써 국제교류 및 해외진출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는 조항이다. 글로벌 예술경영 마인드를 강조하는 대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제13조(국악 관련 단체의 육성ㆍ지원)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의 진흥을 위하여 국악 관련 단체를 육성ㆍ지원할 수 있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 관련 단체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제11조와 연계해서 유기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즉, 지역적 특성을 살린 국립국악원을 설립하고 민간 단체들도 활성화 되도록 하는 육성과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제12조항과 부합된 토대 위에서 한류확산의 글로벌 콘텐츠가 창출되게 하는 것이다. 제14조는, 국악의 날을 제정하는 조항으로서 국악의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국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국악의 날을 지정한다. 이 조항은 역사성과 국악 문화성을 담아 국악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날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제15조(국립국악원)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그 소속하에 국악을 보존·계승하고 그 보급 및 발전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서 국립국악원을 둔다. ② 국립국악원은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1. 국악의 조사 및 정책 연구, 2. 국악 교육 및 자료 개발, 3. 국악의 국내외 교류 및 협력, 4. 국악자료의 수집 · 제공 · 전시 및 관리, 5. 국립국악원 공연 제작 및 국내외 보급, 6. 국립국악원 전속단체 운영, 7. 그 밖에 국악진흥에 필요한 사항,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의 균형적인 보존ㆍ계승ㆍ보급ㆍ발전 및 향유증진을 위하여 국립국악원의 소속하에 지방국악원을 둘 수 있다. ④ 제2항에 따른 업무수행에 필요한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국립국악원과 관련한 제15조의 조항은 국립국악원의 성격과 역할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왕직아악부를 전신으로 한 국립국악원은 제15조의 ① 항과 ② 항을 70여 년 동안 실천하며 오늘날의 정체성을 확보하였다. 그럼에도 ② 항의 3, 5. 6. 7 번과 ③ 항은, 국악의 진흥과 국악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토대와 그 비전을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창조적 시스템을 보완 ‧ 구축하여야 한다는 평가이다. 따라서 K-컬처를 통해 다색다양해진 국민과 세계인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지속 가능한 한류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국악진흥법’의 정책과제가 구체화 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 회에 이어가겠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4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한국음악과 명예교수, 前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2023년 7월 25일 ‘국악진흥법"이 공포(公布)되었다. 전통음악 중 민속음악을 일궈왔던 제도권 밖의 국악인들은 ’국악진흥법‘이 공포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국악 진흥을 위해 자신의 창조적 상상력을 맘껏 발휘할 때 그에 대한 인정과 대가를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그러한 공정과 상식을 토대로 한 새로운 창조적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기대하는 것일 것이다. ’국악진흥법‘이 공포됨으로써 지속가능한 한류 확산의 100년을 위한 미래 비전과 정책과제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하겠다. ’국악진흥법‘을 통해서 새로운 창조적 문화융성의 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악진흥법‘은 어떠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우선 지면을 빌려 ’국악진흥법‘의 내용을 3회에 걸쳐 살펴보도록 하겠다. ‘국악진흥법’은 총 19조 부칙 2조로 구성되어 있다. 제1조(목적)는, 국악진흥법이 제정된 목적을 말하고 있다. 즉, 국악을 보전 · 계승하고 이를 육성·진흥하며 국악문화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라고 되어 있다. ‘보전과 계승’을 기본으로 하고, 이러한 토대에서 ‘육성과 진흥’을 말하고 있다. ‘육성과 진흥’을 활발히 함으로써 국악문화산업이 활성화 되게 하기 위한 여러 가지를 규정하는 내용이다. 제2조(정의)는 국악진흥법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의 뜻, 다시 말해서 ‘국악’과 ‘국악문화산업’에 대한 정의(定義)를 설명하고 있다. 즉, 1. ‘국악’이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예술적 표현 활동인 전통음악, 전통무용, 전통연희(演戲) 등과 이를 재해석 · 재창작한 공연예술을 말한다. 2. ‘국악문화산업’이란 국악과 관련 있는 문화상품(국악을 이용하여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유 · 무형의 재화(財貨) · 서비스 및 그의 복합체를 말한다)의 기획 · 개발 · 제작 · 생산 · 유통 · 소비 등과 이에 관련된 서비스를 하는 산업을 말한다. 제3조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국악진흥법에 대한 책무를 말하고 있다.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악을 진흥하고 국악문화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 · 시행하여야 한다.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3조 제1항에 따른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이에 수반되는 예산상의 조치를 취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제4조는 국악진흥법과 다른 법률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데,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의 활성화에 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라고 되어 있다. 제5조는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포함해야 할 내용들을 제시하고 있다.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5년마다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라 한다)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② 기본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1.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 정책의 기본방향과 목표, 2.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사 및 연구, 3. 국악 교육 및 국악향유 증진에 필요한 사항, 4.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 5.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양성, 6.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의 국제협력 및 해외진출, 7. 그밖에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이다.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행계획(이하"시행계획”이라 한다)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④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 · 시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관련 기관 · 법인 · 단체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을 받은 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제6조(실태조사)는,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 진흥 및 국악문화산업 활성화 정책의 수립 · 시행을 위하여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에 관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公表)하여야 한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수시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실태조사를 위하여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국악 및 국악문화산업 관련 기관 · 법인 · 단체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른 실태조사의 주기 · 대상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7조는, 전통 국악의 보전 · 계승에 관한 항목이다.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전통 국악이 보전 · 계승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전통 국악의 보전 · 계승을 위하여 국악 자료 및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제8조는 국악 창작활동의 지원에 관한 항목으로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악과 다른 분야 콘텐츠와의 융합 및 연계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제9조는 국악 향유를 위한 국악 문화 활성화 노력을 강조한 사항으로써, 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국악을 누릴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국민에게 국악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국악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 보급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③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을 말한다)의 장은 국악이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다. 다음 회에 이어 가겠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광장에 울려 퍼지는 실험적 사운드 ‘광광 굉굉’8월 15일 세종 컨템퍼러리 시즌 ‘Sync Next - 싱크 넥스트’의 ‘광광, 굉굉’ 공연이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펼쳐졌다. ‘Sync Next - 싱크 넥스트’는 매년 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예술 무대다. 무용, 연극, 오페라, 뮤지컬, 국악,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시대를 선도해 온 아티스트들의 실험성을 엿볼 수 있었다. 첫 해에 이어 올해는 일렉트로니카, 인디, R&B, 트로트, 락 등 다채로운 음악 장르와 스트릿댄스, 마임, 설치미술까지 대중성과 다양성이 더욱 확장된 무대로, 7월부터 시작되었으며 9월 10일 막을 내리게 된다. 예술은 세상에 그어져 있는 무수한 경계들을 넘나들고 때로 그사이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가치로 기획된 이 무대는 독보적인 매력과 남다른 관점으로 자신만의 새로움을 찾고자 하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색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광복절인 8월 15일 무대에 오른 공연은 ‘성시영x이일우x황민왕-광광,굉굉’으로, 민중의 목소리가 모이는 역사적 공간인 광화문 ‘광장’이라는 공간에 흐르는 과거와 현재를 빛과 소리를 통한 실험적 도전으로 나타내고자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모든 곡이 초연되었다. 예술감독인 서울시국악관현악단 피리 연주자 성시영을 비롯하여 5인조 국악 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와 중요무형문화재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인 황민왕이 함께 무대를 기획하였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김지현(생황)·윤지현(가야금), 미디어 아티스트 윤제호가 협업하여 더욱 다채로운 색을 내고자 하였다. 성시영과 이일우, 황민왕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들이며, 이들은 모두 경계와 장르를 넘어서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연주자들로 오랜 기간 국악계에서 각자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기에 세 연주자가 모여 만들어 낸 이번 단독 공연이 더욱 기대되었다. 공연 시작 전, 세종문화화관 S씨어터에는 이 무대가 어떤 소리로 채워질지 모르는 고요한 백색소음만이 감돌고 있었다. 연주자들이 자리하고, 첫 무대가 시작되었다. 곡목은 ‘목소리’. 스크린에 뜬 해설에는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이 다 함께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는 건가 싶을 정도로 큰 소리의 태평소 세 대가 내는 고음이 귀를 찔렀다. 실제로 관객석의 관객들은 모두 움찔 놀랐고, 태평소의 어지러운 고음은 무질서하게 서로 섞여 들었다. 금관 악기의 찌르듯 쏘는 소리가 온몸의 세포를 쭈뼛쭈뼛 서게 하는 듯 하는 그 느낌 그대로 ‘광장’을 떠올렸다. 공동체 모임에 쓰이는 열린 공간이라는 의미의 광장에서는 정치, 사회, 환경, 개인사를 비롯한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모두 받아내고, 서로 다른 의견들이 부딪치거나 하나 된다. 이 무대에서는 억울함과 즐거움, 흥과 한 등 모든 감정을 드러내는 광장의 이미지를 국악기 중 가장 존재가 잘 드러나는 태평소로 선택하여 연주했다. 사람이 많이 드나들고 늘 시끌벅적한 광장의 이미지를 태평소로 연주한 것은 언뜻 직관적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무질서하기도 했다. 그런 무질서함에서 광장의 질서를 지켜낸 건 가야금과 장구였다. 태평소 세 대가 서로 다른 고음을 불어낼 때, 장구는 기본 장단을 끝까지 지켜 나갔고, 가야금도 그 장단 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반복적인 리듬 형태를 연주했다. 그 균형감 있는 연주는 태평소와 함께 연주되며 무질서와 질서가 한데 어우러졌다. 두 번째 무대였던 ‘숨쉬다’는 피리가 조용히 연주하며 시작했는데, 마치 숨을 헐떡이는 듯한 소리의 반복적인 선율이 상·하행으로 반복되었다. 이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일우는 "화아아아아아 하고 불어달라”거나, "목소리를 흐느끼듯이, 숨을 쉬듯이” 피리를 불어달라는 추상적 요구를 했다고 하는데, 아마 이 부분도 그런 의성어와 의태어가 다양하게 쓰인 구간이 아닐까 짐작한다. 제목 ‘숨쉬다’가 그대로 반영된 숨 쉬듯 불어내는 피리 소리를 듣다 보니 그 호흡을 따라 함께 숨을 쉬게 되며 음악에 빠져들었다. 이때 조명은 3D 형태로 마치 다른 공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고, 조용히 피리의 반복되는 리프가 연주되다가 갑자기 북, 태평소 두 대가 동시에 아주 큰 소리로 한데 매우 센 연주를 시작했다.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을 능가하는 강약의 극단적 변화는 공연 내내 계속되어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광장과 숨을 쉬는 행위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 음악은 어떤 걸 표현하는 건지 생각하며 공연을 관람하다가, 어느 순간 생각을 그만두었다. 이 무대를 표제음악(음악 외적인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묘사하는 예술 음악의 한 종류)이라고 정의 내리기엔 자유롭고, 즉흥적인 면이 컸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걸 멈추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음악에만 집중하자 피리가 내는 작은 숨소리부터 째지는 태평소의 고음까지 자연스럽게 감상하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에도 광장을 상징하는 ‘소음들’, ‘발자취’, ‘살아간다’ 등 광장을 표현하는 제목의 다양한 곡이 연주되었다. 이 중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소음들’이었다. 광장 한구석의 조용한 소음과 목소리를 나타냈다는 이 곡에서는 여린 소리로 시작한 피리 소리가 점점 진성이 되고, 피리는 세 대가 되어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피리 세 대가 얽혀 연주하는 중심에는 질서 있는 장구 장단이 자리 잡았고, 이일우가 연주한 모듈러 신디사이저에서 나오는 고음 주파수와 일렉기타가 무대를 감쌌다. 그 위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샘플링된 사운드로 흘러나왔으며, 음향이 점점 커지고 황민왕의 구음이 진계면 형태로 불려 무언가의 한을 위로하는 느낌을 받았다. 또 고음과 소음으로 가득 찬 이 곡에서 베이스기타는 서정적인 라인을 연주하며 어떠한 ‘감성’을 나타내는 듯했다. 슬픔에 가득 찬 소수자의 간절한 외침은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이 공연에서는 성시영과 이일우, 황민왕의 다채롭고 자유로운 시도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옛날 TV 소리 같은 이펙트의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거나 다양한 단어를 나열하기도 하고, 모듈러 신스를 활용하여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비틀고 뒤집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피리 소리를 녹음하여 쌓아 하나의 코드를 패드 형태로 만들어 깔아놓고 그 위에서 악기들이 연주한 아이디어는 훌륭했다. 전체적으로 피리와 태평소, 신디사이저 등 전자사운드로 만들어 내는 이들의 음악은 현대적이고 실험적이었지만, ‘국악 즉흥음악’이라는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했다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다. 루프스테이션 등을 활용하여 소리를 쌓아가는 과정은 이미 너무 많은 공연에서 선보인 형태이기에 어떤 식으로 쌓아 나갈지 음악적으로 예상이 가 조금은 진부했고, 계속해서 태평소나 타악, 전자 사운드의 비슷한 형태가 반복적으로 나와 어느 순간부터는 곡들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또 함께 연주한 가야금과 생황 연주자들의 악기 소리는 태평소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으며 어떤 음악적 연출을 하려고 한 건지 알아듣기 힘들었다. 물론 가야금은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비슷한 리프의 장단이나 리듬 형태를 균형 있게 드러내어 음악의 중심을 잡아주긴 했지만 그 외에 튀는 부분은 없었고, 생황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으며 생황의 독보적인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그게 모두 의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관객의 입장에선 주로 태평소와 피리, 전자 사운드로만 음악이 이끌어져 나간 것에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모든 곡이 비슷한 스타일로 가다가 마지막에 서정적인 코드의 기타 연주가 중심이 된 음악은 지금껏 이끌어 온 무대와는 급작스럽게 반대되는 당황스러운 감정 과잉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국악계에서 그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 연주자가 모여 ‘광장’을 주제로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고, 연구해낸 이 연주는 기획과 연주자들의 연주 실력부터 호흡까지 모두 훌륭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즉흥’이 늘 난해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사운드 메이킹과 악기의 소리, 노래, 무대 연출, 전통음악이 모두 반영된 이 무대는 다양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 연주자들의 마음은 잘 드러났으나, 전체적인 무대를 관통하는 이미지와 음악 형태가 뚜렷하지 않고 모호하여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기도 했다. 자유롭고 새로운 시도는 예술가에게 꼭 필요하지만, 대중들에게 예술가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새로우면서도 대중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또한 이 시대의 음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요한 부분이기에, 이들이 다음번에 보여 줄 또 다른 새로운 시도를 기대 해 본다. 공연 내내 지속적으로 연주된 태평소와 타악, 전자 사운드의 큰 음량을 계속 듣다보니 귀가 굉장히 아파서 마음속으로 ‘제발 그만!’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반대로,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그 소리가 귀에 계속 맴돌며 내가 생각하는 광장의 이미지를 그리고 음악을 넘어선 그 가치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어떠한 한 주제를 가지고 음악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대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만들어 낸 이번 실험적인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성시영은 한 인터뷰에서 ‘하나의 특정한 장르가 아닌 성시영 이일우 황민왕 세 사람만의 장르, 우리들의 색깔을 가진 장르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들의 실험적인 시도가 앞으로 어떤 보편화를 가지고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그들만의 장르와 감동을 줄 확장된 멋진 무대를 기대하며 이 시대의 광장을 다시 한 번 마음에 그려본다.
-
박상진의 한류 이야기 63
-
한국적 향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풍물’6월 13일 화요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풍물'이 무대에 올랐다.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은 2022년 김성국 단장 취임 이후 ‘명연주자 시리즈’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시리즈 공연이자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위촉 작곡가들이 우리의 전통예술 중 엄선된 하나의 공통 주제를 연구하고 실험한 창작곡을 선보여 나가고 있다. 2022년 ‘동해안 별신굿’을 주제로 첫선을 보인 ‘전통과 실험-동해안’에 이어 올해는 ‘풍물(농악)’을 주제로 한 창작곡들로 무대가 채워졌다. 1부에서는 임준희의 관현악곡 '혼불8-맥(脈)', 도널드 워맥의 거문고 협주곡 'Black Dragon', 장태평의 관현악곡 '춤꽃'이, 2부에서는 국악의 거장 박범훈 작곡가의 명곡인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이 전 악장 연주되었다. 초여름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던 화요일,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을 보러 온 수많은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이번 무대는 특히 ‘풍물’을 주제로 작곡가들이 제각기 실험하고 해석한 음악이 초연되었기에, 다양한 풍물 장단이나 풍물 악기를 어떤 식으로 관현악에 조화롭게 녹여내었을지 큰 기대를 품고 무대를 관람하였다. 1.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8-맥(脈)’ㅣ위촉 작곡 임준희 무대는 임준희 작곡가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혼불8-맥(脈)’으로 열렸다. 전통 음악을 세계화, 현대화하는 다양한 작업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임준희 작곡가는 새롭고 다양한 시선으로 전통 음악을 해석하며 많은 음악을 발표해 왔다. 산조, 판소리의 어법이나 선율, 장단 등을 차용하여 서양악기로 연주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댄싱산조’나 ‘세 개의 사랑가’ 등의 작품을 통해 이미 큰 관심이 있던 터라, 이번 무대 또한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임준희 작곡가에 따르면, 풍물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어 영혼을 고양시키고 공동체적인 정신의 맥을 생동케 하며 유지, 전승하는데 그 핵심적인 역할이 있기에, 이 작품에서 한국인의 삶과 역사 속에 면면히 흘러온 혼불을 통해 발현되어 왔던 정신의 맥, 생명의 맥 등의 이미지를 풍물 속의 장단과 역동적 에너지의 흐름을 통해 표현해 보았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이 곡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콘트라베이스와 아쟁의 베이스 역할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베이스 음역대가 확실하게 들리며 그 안에서 화성이 진행되니 음악적 풍성함과 우직함이 돋보여 높은 완성도가 느껴졌다. 음악은 총 두 악장으로 이루어졌으며, 모든 악기가 국악의 시김새와 장단의 세부 리듬 꼴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각 국악기가 가지고 있는 음색과 특징을 가감 없이 나타내는 동시에 조화로움을 이루며 한국적인 색채를 물씬 드러냈다. 무대는 장구를 중심으로 꾸준히 다양하게 장단을 변화시켰다. 끊기지 않고 자연스레 계속해서 장단이 변화하는 가운데 관현악이 그 장단을 타고 조화롭게 연주되니, 열정적이고 여유로운, 공동체적인 정신의 맥이 뜨겁게 이어짐을 느꼈다. 2악장은 칠채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관현악기들은 타악기가 이끄는 칠채 장단의 기본 강세와는 다른 박에 강세를 둔 엇박을 연주하며, 장단의 기본을 가져가되 그 안에 현대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 선율은 5음 음계 평조를 기본으로 가져가 동양적인 이미지를 드러냈고, 특히 생황의 묘한 음색이 화음으로 들려주는 구간은 생경한 신비함을 더해주었다. 악기들은 어느 하나 튀거나 밀리지 않고 조화롭게 장단 위에서 음악을 펼쳐나갔다. 특히 1악장부터 계속해서 태평소가 풍성하고 힘 있는 사운드로 음악을 끌어 나갔는데, 마치 농악을 이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임준희 작곡가가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글귀를 통해 영감을 받은 것처럼, 선조들의 숨결과 소리의 맥을 풍물 소리를 통해 표현하고 관현악으로 구현하고자 한 특징이 잘 드러났다. 경험하지 못했지만 우리 안에 꿈틀대며 살아있는 얼과 숨결이, 역사적 자취가 계속해서 이어져 오기에 우리는 지금도 이 땅에서 그때의 풍물을 무대에서 누릴 수 있는 게 아닐까. 2. ’춤꽃’ㅣ위촉 작곡 장태평 ‘춤꽃’은 호남여성농악단을 모티브로, 강렬하면서도 우아하게 숨통을 조였다 푸는 듯한 쇠가락과 우도농악의 특징을 관현악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작곡가 장태평은 어릴 적 명성과 예술적 노련미가 가득한 호남여성농악단의 대표 상쇠 유순자 명인에게서 호남우도농악(풍물굿)을 배웠으며, 그때 체화한 춤과 소리는 그가 하는 모든 음악의 바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춤꽃’은 단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반음계가 활용된 묘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특히 해금의 음을 당겨내는 주법과 가야금, 거문고 등의 발현악기가 튕겨내는 주법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어두우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악기들의 다양한 음색과 효과가 역동적으로 펼쳐지고, 그 안에서 장단의 리듬 꼴 또한 계속해서 들려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대금과 가야금, 생황이 엇모리의 리듬 꼴을 짧은 스타카토로 연주하거나 장단의 맺는 가락을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한 부분은 장단을 확연히 드러내며 효과음 같은 음향 효과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음악은 전반적으로 다양한 장단 변화의 흐름 속에 음끼리 부딪치는 느낌을 주는 증4도 화음이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더욱 어두우면서도 기묘한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 안에서 연주된 자유로운 선율 진행은 이질적인 조화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작곡가가 우도농악에서 각각 장단과 선율의 동기를 차용, 그 특유의 호쾌한 가락과 복잡하면서도 유려한 마당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전한 것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화음 진행과 신비로운 분위기 안에 농악이 가지고 있는 힘과 수려한 매력이 국악기의 특색 있는 음색으로 표현되고, 새로운 음향과 분위기가 연출되어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다. 3. 9현 거문고 협주곡 ‘Black Dragon’ ㅣ위촉 작곡 Donald Reid Womack 도널드 워맥(Donald Reid Womack)은 다양한 장르에서 수많은 곡을 써 온 작곡가로, 한국의 전통 굿과 제례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전통문화를 표현한 곡을 많이 발표해 온 작곡가이다. 특히 전통 악기의 고유 음색과 무한한 표현 가능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하며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던 음악을 만들어 내 왔기에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를 품고 관람하였다. 9현 거문고 협연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부교수이자 블랙스트링의 단원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떨쳐 나가고 있는 허윤정 연주자가 참여했다. 이번에 초연된 작품 ‘검은 용(Black Dragon)’은 거문고의 고대 명칭인 ‘현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협주곡으로, 거문고 독주를 통해 강렬하고 상서로운 저널 속의 검은 용, 신령함과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용의 모습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무대는 마치 용이 꿈틀대듯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음의 크레센도 지속음이 반복되며 시작되었다.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9현 거문고의 힘 있는 타점은, 딴딴하지 않고 느슨한 굵은 현을 울리며 더욱 힘 있고 묵직한 느낌을 주었다. 거문고는 꾸준히 변화하며 이어지는 장단을 기본에 두고 자유로운 연주를 펼쳐 나갔는데, 미완의 용이 완전한 존재로 승천하는 과정처럼 장단의 기본 강세와 다른 부분에 강세를 주거나 장단 위에서 빠른 비트로 음을 쪼개 펼쳐 나가는 등 정제되지 않은 특색 있는 연주로 점진적인 변화를 끌어냈다. 2악장에서는 하나의 짧은 주제 선율을 반복되는 리프 형식으로 계속해서 보여주었다. 독주 거문고가 제시한 주제 선율을 타악기의 리듬 꼴로 받거나, 관현악기가 번갈아 가며 뒤에서 반주하거나 앞으로 가지고 나와 연주하기도 하며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귓가에 맴도는 짙은 주제 선율과 함께 연주된 대금의 바람 소리가 섞인 반음계 선율, 그리고 악기들이 만들어 낸 슬프면서도 묘한 분위기 속에서 연주된 거문고의 애절하고도 어지러운 듯한 소리엔 용의 고독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마지막 3악장은 용의 온전한 힘을 폭발적으로 드러낸 악장이다. 3+2 소박이 반복되는 리듬 형태를 반복해서 들려주고, 그 위에서 거문고가 강약을 살리며 폭풍이 휘몰아치는 듯한 연주를 선보였다. 강한 아우라가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관현악과 타악의 장단 진행, 거문고 독주가 함께 어우러지며 용의 승천을 향해 함께 달려간다. 이때 서로 밀고 당기는 리듬으로 선율을 주고받고 확장시키며 풍물의 자유로운 에너지를 보여준다. 허윤정 연주자의 강렬하고 감성 어린 힘 있는 연주와 풍물의 신명나는 자유로움, 그리고 국악 관현악단의 우직한 분위기 조성이 한데 어우러진 이 무대는, 우리 음악의 다양한 매력과 면모를 ‘용’의 이미지로 감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4.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 작곡 박범훈 국악관현악의 정수로도 불리는 ‘신모듬’은 사물놀이와 국악관현악이 만난 최초의 곡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주되온 스테디셀러 관현악곡이다. 보통 3악장 '놀이'가 가장 많이 연주되는데, 이번 무대에서는 ‘풍물’이 주제였던 만큼 전 악장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물놀이는 사물광대가 협연하였으며, 그들의 깔끔한 합과 세련되고 섬세한 연주는 사물놀이의 매력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제 1악장 '풍경'은 농악의 장단을 인용한 악장이다. 1악장에서는 민요 성주풀이의 선율이나 동부민요의 시김새 등이 활용 및 연주되며 한국적인 우리 소리를 구현해 냈다. 1악장이 시작되고 바로 든 생각은, 국악관현악이 연주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기에 관현악과 사물놀이의 합을 생각해 낸 박범훈 작곡가에 대한 경외심이었다. 네 개의 악기로 무대를 꾸리는 사물놀이를 국악 관현악 위에 얹은 것은 대단한 발상이며, 자칫하면 음향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부분을 오히려 더 강하고 감성 어리게, 한국적으로 살려낸 박범훈 작곡가에게 찬사를 보내며 음악을 감상하였다. 2악장 ‘기원’은 가정의 평화, 국태민안 등을 비는 뜻으로 작곡된 은은하고 평화로운 기원 악장이다. 정주의 맑은 여운이 귓가에 오래도록 맴돌며 선조들이 기원했던 안온한 삶을 함께 느껴볼 수 있었다. 사물놀이 악사들은 잠시 사물 악기를 내려놓고 정주나 작은 북 등을 활용하여 연주했는데, 2악장이야말로 안녕을 비는 기원과 관련이 깊은 ‘굿’, ‘풍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구간이라고 느꼈다. 평온하고 행복한 삶을 원했던 모두의 바람이 들어가 있는 2악장의 음악은 한국적인 향수를 그윽이 자아냈다. 마지막 3악장 ‘놀이’는 말 그대로 신명 나게 치고 즐기는 무대였다. 관현악단과 사물패, 그리고 관객들까지 모두 함께 음악에 빠져들어 흥겹게 그 공간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사물광대의 눈을 뗄 수 없던 화려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 풍물놀이의 신명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관객들의 ‘얼씨구’, 큰 박수와 함성과 함께 무대가 마무리되었다. 전통은 그 자체로도 지켜 보존해야 할 가치 있는 우리의 역사인 동시에, 계속해서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실험하며 발전시켜야 할 지금 이 세대의 숙제와도 같다. 그런 의미로 전통예술의 동시대적 탐구를 엿볼 수 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2023 관현악 시리즈 ‘전통과 실험’은 음악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다양한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국악관현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어떠한 전통 보존과 어떠한 실험을 해 나갈 것인가는 우리가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할 중요 논제이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나오듯, 내 선조의 선조와 그 너머 더 먼 선조의 숨결이 스민 자취가 지워지지 않는 터를 잡아 오늘까지도 자국을 역력히 남기고 있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그 아름다운 혼이 담긴 전통을 꾸준히, 그리고 창의적으로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전통과 실험-풍물'..관현악+농악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새 관현악 시리즈로 '전통과 실험-풍물'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은 다음 달 13일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전통과 실험 -풍물'을 무대에 올린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지난해부터 선보이고 있는 '전통과 실험'은 위촉 작곡가들이 우리의 전통예술 중 엄선된 하나의 공통 주제를 연구하고 실험한 창작곡으로 선보이는 무대다. 올해 주제는 '풍물(농악)'으로 임준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도널드 워맥(하와이대학교 교수), 장태평(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부지휘자)이 위촉 작곡가로 참여한다. 협연자로는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서울대 교수), 사물놀이팀 사물광대(박안지·김한복·신찬선·장현진)가 나선다. 1부에서는 임준희 작곡가의 관현악곡 '혼불8-맥(脈)', 도널드 워맥 작곡가의 거문고 협주곡 '블랙 드래곤(Black Dragon)', 장태평 작곡가의 관현악곡 '춤꽃'을 선보인다. 2부에서는 국악의 거장 박범훈 작곡가의 명곡인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을 무대에 올린다. 보통 신모듬은 주로 '3악장 놀이'만을 연주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전 악장을 연주한다. 협연자로는 거문고 연주가 허윤정(서울대학교 교수)과 최고의 사물놀이팀 사물광대(박안지·김한복·신찬선·장현진)가 참여한다.
-
세종문화회관 '눈부신 파편'과 '일무'..종묘제례악의 현대적 재해석세종문화회관이 '종묘제례악'을 주제로 한 국악과 무용 공연을 선보인다.종묘제례악은 매년 5월과 11월 종묘에서 열리는 조선왕조의 제례의식인 '종묘대제'에서 펼쳐지는 악·가·무다.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오는 19일 세종체임버홀에서 공연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눈부신 파편'은 종묘제례악을 김성국 국악관현악단장의 새로운 편곡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 이수자 김영근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종묘제례악'은 이번 공연의 첫 곡으로, 기존 궁중음악과 다르게 다양한 악기 구성으로 색다른 매력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종묘제례악의 주요 대목인 '정대업(임금의 문덕을 칭송)'과 '보태평(임금의 무공을 칭송)'을 실내악 전문홀인 세종체임버홀에서 집중도 있게 감상할 수 있다.김성국 단장이 직접 편곡한 '관악영산회상', '경기 줄풍류 중 뒷풍류'도 선보인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 단원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15인조 실내악 앙상블 'SMTO 앙상블'이 이날 공연에서 관객들과 처음으로 만난다. 지난해 초연된 이 작품은 올해 더욱 완성된 형태로 돌아왔다. 54명의 무용수가 국내 최대 무대에서 대형 군무를 선보이며 종묘제례악에 장엄함과 웅장미를 더 해 한 폭의 큰 그림으로 꾸민다. 올해는 남성 무용수가 장대를 들고 추는 '죽무'가 새로 추가됐다.현대 무용가 김성훈, 김재덕이 전통 춤과 현대무용의 미학을 살렸다. 김재덕은 직접 음악 작업을 맡아 일렉과 어쿠스틱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무대의상 역시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이 돋보이는 흰색과 주황색으로 변화를 줬다.
-
세종문화회관, '예술로 동행' 진행..올해 21개 자치구서 29회 공연 예정세종문화회관이 문화예술 배달 서비스인 '예술로 동행'을 통해 올해 21개 자치구에서 총 29회 공연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예술로 동행은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자치구로 직접 찾아가는 공연 사업으로 세종문화회관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프로그램이다. 국악, 아카펠라, 국악코미디뮤지컬, 클래식, 발레, 월드뮤직, 뮤지컬갈라콘서트, 음악극, 가족 공연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공연 콘텐츠를 제공한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월드뮤직밴드 'TAAL(딸)', 코믹버라이어티 국악 뮤지컬(코미디국악컬) 팀 '바투', 최초의 국악아카펠라 그룹 '토리스', 지난해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대상 팀인 'Groove&(그루브엔드)' 등의 공연이 예정돼있다. 유니버설발레단과의 협업을 통한 '발레 엿보기' 공연, 뮤지컬팀 '수온'의 뮤지컬 갈라쇼, 북콘서트와 가족극 등도 펼쳐진다.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8일에는 용산구를 시작으로 서초구, 중구에서 공연을 진행했으며, 올해 총 21개 자치구를 찾아갈 예정이다. 올해 '예술로 동행'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다. 우선 약자 수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자치구와 협업해 각 공연장마다 '약자 동행석'을 신설·의무화하고 노숙·재활·경제취약아동·여성보호시설 등을 대상으로 공연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다. 또한 공연 신청기관의 선호 장르를 반영해 세종문화회관의 기획력을 살린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의 진정성 있는 문화예술서비스가 사회에 온기로 나누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명연주자 시리즈…'거장의 순간'세종문화회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첫 공연으로 '명연주자 시리즈-거장의 순간'을 4월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린다.'명연주자 시리즈'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지난해부터 선보인 레퍼토리로, 이 시대 최정상 연주자를 조명하는 자리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인 김일구 명인, 해금연주가 김애라 명인,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협연자로 나선다. 이번 공연에서 김일구 명인은 판소리적 요소가 강하며 뛰어난 예술성과 고도의 표현력을 요하는 '김일구류 아쟁산조에 의한 협주곡'을 선보인다. 김일구 명인의 아쟁산조는 아쟁 특유의 애절하면서도 화려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해라 명인은 동해안 별신굿을 바탕으로 8개의 짧은 악곡이 쉼 없이 이어지는 도날드 워맥 작곡의 '해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혼무' 무대를 꾸민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악장이기도 한 김해라 명인은 크로스오버 등 창작 음악 분야에서도 활동하며 국악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서울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인 박종화는 천재 작곡가 김순남을 작곡가 김대성의 새로운 음악언어로 그려낸 위촉 초연작 '피아노 협주곡 초혼(招魂)'을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함께 들려준다.
-
한국적 관현악의 ‘내일’에 공감!지난 3월 10일(금) 서울시 여의도 KBS홀에서 KBS국악관현악단 제260회 정기연주회 ‘내일’이 열렸다. 지난 1월 위촉된 박상후 제6대 상임지휘자의 첫 정기연주회이기도 하다. 박 상임지휘자는 지난 2월 위촉 기자간담회에서 "정기연주회는 순수예술단체로서 악단의 예술적인 목표와 정체성을 보이는 기회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그것을 이번 무대에서 구현했다. ‘내일’이라는 주제로, 관객과 함께 국악관현악의 과거,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조명한다는 취지를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음악적 소재와 구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구축하며 국악관현악의 장르적 색채를 만들어가는 네 명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 / 이해식(1943-2020) 작곡 - 국악은 춤추듯 쉽고도 재미있다. 곡의 도입부는 기존의 창작국악에서 듣지 못했던 경쾌한 약강 리듬으로 새롭지만 익숙하게 다가온다. 마치 시골의 장난기 가득한 소년과 함께 뛰노는 강아지가 연상될 정도로, 토속적이지만, 경쾌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가락이 반복된다. 이어지는 탬버린의 리듬은 현대적이면서도 국악기들 안에서 녹아든다. 현악기들의 적절한 농현은 경쾌함을 더한다. 이후 북의 힘찬 독주와 함께 곡의 강렬한 전환을 알린다. 다시 주제선율이 반복되면서, 처음의 가락이 이어지고, 관객에게 각인된다. 리듬에 색을 더하는 타악기들의 연주도 인상적이다. 경쾌한 주제선율이 국악적 연주와 어우러져, 순수한 동심을 연상시키고, 춤을 자극한다. 춤은 자연 안의 바람처럼 인간에게 내재된 또 다른 바람일 지도 모른다. 이 곡은 1990년대 ‘젊은이를 위한 춤의 말Ⅱ’, ‘젊은이를 위한 춤의 말’과 함께 젊은이들이 국악을 쉽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취지로 창작된 세 작품 중 하나로 알려졌다. 젊은이들이 국악의 세계로 입문하도록 토속적이지만 쉽고도 경쾌한 가락을 신선한 방식으로 반복하여 들려줌으로써 각인시킨다. 이해식 작곡가는 민요, 무속음악 등에 뿌리를 두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속음악은 그 특성상 인간의 삶과 노동의 일부였으며 자연 또한 그러했다. 때문에 ‘춤’, ‘바람’ 역시 작곡가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는 주요한 소재였을 것이다. 하루(Haru) / 토머스 오즈번(Thosmas Osborne) 작곡 - ‘cycle(주기, 순환)’의 한국음악적 형상화 곡은 ‘해 뜨는 아침’, ‘한낮의 폭풍우’, ‘황혼’, ‘보름달’ 4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마치 기승전결로 삶의 굴곡과 주기를 말하는 듯하다.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적인 곡이면서도 ‘주기·순환(cycle)’을 삶의 주요 과정으로 보고, 나아가 삶과 삶을 잇는 ’윤회‘의 과정까지 맥을 같이하는 동양적 메시지가 강한 곡이다. ‘해 뜨는 아침’ 도입부에서, 고음 가야금의 빠른 연주와 저음 아쟁의 깊은 농현이 주고받는 듯한 연주는 신비롭고도 긴장감이 감도는 새벽을 연상케 하며, 은은한 주발(놋그릇 모양의 금속 타악기)의 합류는 고요를 감싸는 듯하다. 악기들이 합류하고, 박자는 빨라지며 아침 해를 맞이하는 절정을 맞이한다. 아쟁의 활을 튕기는 듯한 연주(살탄도, Saltando)는 긴박감을 더하는 등 악기들의 연주에서 다양한 시도가 엿보인다. ‘한낮의 폭풍우’ 강렬한 단조 느낌의 합주로 불안, 긴장을 담은 시작이다. 아쟁이 강한 음으로 곡을 주도하며 북 등의 강렬한 타악기의 빠른 두드림으로 긴장의 극대화에 이른다. 특히 곡의 절정에서 꽹과리 연주는 관현악 안에서 어울리지 않을 듯하지만, 가장 한국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황혼’ 거문고를 2개의 술대를 이용하여 나지막하고도 긁는 듯한 소리로 시작한다. 작은 소리의 독주는 더 집중하게 한다. 아쟁의 선율에서 나오는 굵고도 단조 느낌의 곡이 또 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보름달’ 생황 특유의 신비로운 화음으로 시작한다. 양금의 선율도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가야금, 대금 등의 악기들의 합류로 서서히 오르는 달을 떠올리게 한다. 박자는 서서히 빨라지며, 꽹과리 등 타악기 등 악기들의 강렬한 합주는 보름달의 밝음과 완전의 극치를 말하는 듯하다. 다시 고요함 속에서 1악장의 곡이 반복되며, 점차 절정을 맞으며 곡은 마친다. 1악장 곡의 반복은 아마도 ‘주기·순환(cycle)’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탄탄한 음악적 구성은 물론, 전체적으로 다양한 국악기들과 다양한 연주법들이 등장하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곡가가 노력해왔던 국악기에 대한 탐색과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곡이다. 작곡가 토머스 오즈번(Thomas Osborne)은 동·서양, 전통·현대 음악을 넘나들며 음악적 시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폭넓은 작품세계를 펼쳐온 작곡가이며, 다수의 한국 창작곡들을 발표해오며 한국음악과의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파도(波濤): 물의 춤 / 장석진 작곡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곡가 전체 합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이후 현악기의 빠른 박자와 피리의 힘찬 연주, 대금은 망망대해를 연상케 한다. 이후 전체 합주로 이어지는 웅장함은 높은 파도가 쏟아지는 듯하다. 가야금, 거문고 등의 연주와 함께 곡은 다시 느려지고 대금이 합류하며 고요한 바다를 연상케 한다. 해금 합주는 구슬픔과 삶의 역경이 느껴진다. 양금, 가야금 등의 신비로운 음색이 돋보이며, 이어지는 저음의 현악기, 고음의 해금 연주로 망망대해를 헤치는 듯하고, 이후의 북소리는 점차 거세지는 파도를 연상케 한다. 이 웅장함과 힘, 음색, 선율의 감동은 파도 안에서 휩쓸리는 듯한 강렬함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은 작년 성남시립국악단 송년음악회에서 위촉 초연된 곡으로 창작음악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장석진 작곡가는 서양음악과 국악 모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금, 소아쟁, 거문고를 위한 협주곡 ‘내일’ / 작곡 김성국 - 그들의 내일을 사는 오늘과 다음 내일, 그리고 창작국악의 내일 이번 공연에서 가장 꽉 찬 무대는 단연 ‘대금, 소아쟁, 거문고를 위한 협주곡 ‘내일’’이었다. 관객들의 호응이 압도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 네 개 국악관현악단 구성원들이 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났기 때문이다. 김상훈(아쟁,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오경자(거문고, 국립국악관현악단), 류근화(대금,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연주자가 수준 높은 연주로 무대를 빛냈다. 이 곡은 남도 시나위를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곡이며 떠나간 이들, 남은 자들의 성찰, 그리고 그들이 바라던 내일을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굿이라는 사회적 의미도 갖는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내일을 준비한다는 면에서 현재의 국악관현악에도 의미 있는 선곡이다. 연주자들의 높은 음악적 역량이 요구되는 시나위답게 각 협연자들은 애절한 남도 가락을 타고 자신만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쏟아내며, 관객을 압도하는 완벽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아쟁은 깊고도 구슬픈 음색으로 위로를, 거문고는 묵직하고도 짙은 음색으로 진중함을, 대금은 훨훨 나는 새와 같은 부드럽고 고운 음색으로 처연함을 전했다. 또한 관현악의 웅장함과 엄숙함이 더해져 감동은 더욱 무르익었다. 무엇보다 장단 위에서 협연자들과 악단이 시나위에서와 같은 즉흥 연주를 격렬하게 펼치는 부분은 ‘한(恨), 슬픔, 위로, 벅차오름’ 등 복합적인 감정이 동시에 스쳐지나가는 경험을 하게 했다. 다른 듯 같은 길을 가는 연주였으며, 저마다의 음악으로 관객에게 말했으며, 저마다의 악기는 저마다의 인간 군상이었으며, 그들의 말하는 방식이었다. 각자의 곡을 연주함에도 불구하고 합주로 느껴지는 이유는 하나의 장단 위에서, 우리 선율로, 우리만의 정서를 공유하는 ‘한(恨)과 공동체’의 음악 ‘시나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연주가 끝난 후, 협연자들과 악단은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해주었으며, 협연자들은 손을 맞잡고 이 날의 감동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또한 박 상임지휘자는 각 연주 후마다, 곡의 주요 연주자들이 단독으로 관객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현악은 지휘자만의 것이 아닌, 연주자들과 함께 만드는 것임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이끌었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공연의 감동이 가시지 않은 채 감상평을 주고받으며 KBS홀을 나섰다. 초등학생 손녀와 함께 온 여성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신00 / 60대,(여) 국악은 한복입고 하는 옛 음악으로만 알려졌는데, 개인적으로 오늘 공연 보고나서 드는 생각이, 서양 관현악이랑 어우러져서 독특한 우리만의 독특한 음향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국악이 좀 더 활성화되면, 서양 클래식 못지않게 세계화 되고, 시너지 효과도 있을 것 같아요. KBS국악관현악단 공연을 두 번째 관람한다고 전한 50대 부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00 / 50대, (남) 화끈하게 좋았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한00 / 50대, (여) 하모니가 너무 좋더라고요. 웅장하면서도 화려함이 있고요. 국악 비전공자인 20대 한 여성은 국악을 듣고자 혼자 왔다고 전했다. 전00 / 20대, (여) 평소에 국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꽹과리 소리가 좋아서 혹시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왔는데, 마침 연주 부분이 있더라고요. 소리가 미래를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오늘 연주에서 3중주 부분이, 특히 거문고 연주가 너무 좋았어요. 위아래 오르내리면서 타는 듯한 소리가 다른 악기에 비해서 저한테는 거문고가 더 잘 느껴지더라고요. 산조는 대화 같고, 합주는 발표하는 느낌이랄까? 관현악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국악을 전공하는 10대 고등학생들은 배움의 과정에서 얻은 자극과 영감으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하여 느낀 특별한 감동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홍00 / 10대, (여) 거문고 연주(3중주)를 처음 듣는 순간, 눈물이 나왔어요. ‘아, 나는 그 동안 감정을 안 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가짐을 다시 가지게 됐어요. 김00 / 10대, (남) 대금 연주(3중주)에서 꺾는 음, 태(太)농음이 기가 막혔어요. 처음 도입부 솔로 부분에서 반음, 음정관계, 연주 모든 것이 멋있었어요. 김00 / 10대, (여) 거문고 연주(3중주)할 때 대점이, 힘 조절이 중요한데 오늘 연주는 정말 완벽했어요. 아쟁 연주도 훌륭했고 소리의 여백을 잘 채워주셨고요. 관현악단 호흡도 정말 훌륭했어요. 노00 / 10대, (여) 대금과 소금에 비해서 중금 연주를 들을 기회가 많이 없는데, 오늘 중금 연주를 처음 들었거든요. 너무 좋더라고요. 색다른 충격이었어요. 국악(타악)을 전공한 20대 아들과 동행한 아버지는 이전에도 KBS국악관현악단 공연을 몇 차례 관람했다고 전했다. 부자는 각자의 감동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김00(아버지) / 50대, (남) 이번 공연은 새롭고 다채로운 것 같아요. 지휘자가 바뀌어서 그런지 음악들이 새롭고, 곡도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곡이 좋았어요. 협연자들이 음악적 표현도 잘 살려주시고, 관현악단과도 잘 어울렸고요. 곡이 역동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느낌 모두가 살아있더라고요. 김00(아들) / 20대, (남) 악기 편성도 좋았고, 웅장하고, 음향시설도 좋아서 소리도 잘 들렸어요. 곡마다 분위기도 잘 살아서 집중할 수 있었어요. 서정적일 때, 웅장할 때 그 때마다의 감성이 잘 표현된 것 같았어요. KBS국악관현악단의 예술적 목표와 정체성 앞서 언급했듯이, 박 상임지휘자는 정기연주회를 악단의 예술성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주회의 곡 구성에서 그 의지와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민속음악에 뿌리를 두고 현대적 어법으로 한국적 창작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이해식의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 공간을 초월하여 외부의 시선에서 한국적 관현악을 선보이는 토머스 오즈번의 ‘하루’, 서양음악과 창작국악을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가지는 장석진의 ‘파도:물의 춤’, 그리고 떠난 이들의 미래, 즉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다음 미래를 향한 ‘내일’과 그 안에서 협력과 상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3중주 협주곡 ‘내일’. 이것들이 바로 KBS국악관현악단이 바라본 과거와 현재이며, 지향하는 ‘내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네 곡 모두 전통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과 현대 음악에 대한 탄탄한 기량, 그리고 전통음악과의 결합 지점을 찾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반영된 곡들이다. 전통국악이 과거의 음악을 탐색한다면, 유일하게 현대를 다루고 논할 수 있는 국악 장르가 창작국악일 것이다. 그 특권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통음악과 우리를 잇는 가교로서, 한국음악의 새로운 전통으로서 의미 있는 역할이기를 기대한다. 다음 정기연주회는 9월 예정되어 있으며, ‘시청자 감사음악회’가 4월 16일 ‘실내악 시리즈Ⅰ- 명곡 Talk+’라는 주제로 관객을 찾아간다. ‘시청자 감사음악회’는 보다 대중적인 성격을 가지며 9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매달 열릴 예정이다.
-
K-국악관현악 연대로, 상생을 꿈꾸다KBS국악관현악단 제6대 새 상임지휘자로 박상후(만 38세) 지휘자가 위촉됐다. KBS는 지난 2월 6일 본관에서 위촉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발표하고, 지휘봉 전달식도 함께 진행했다. 임기는 2022년 1월1일부터 3년이며, KBS국악관현악단 역사상 최연소 상임지휘자로 기록됐다. 3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무대에서 수차례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이고, 탁월한 지휘력과 곡 해석력은 물론, ‘소통하는 지휘자’로서 다각도로 인정받아 왔다. 박 상임지휘자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전통예술학부에서 국악관현악 지휘를 전공, 독일 함부르크 브람스 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으며, 독일 슈타른베르크 오페라단에서 ‘피가로의 결혼’ 지휘 마스터 클래스를 수료했다. 최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부지휘자를 역임했으며, 상임지휘자로서의 첫 발을 KBS국악관현악단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또한 이번 선발은 기존의 추천위원회를 통한 특별채용 형식에서 벗어나, 공개채용 형식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했다. KBS 구영희 시청자 센터장은 박 상임지휘자가 젊은 지휘자임에도 불구하고 위촉하게 된 이유와 기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박 상임지휘자께서) 그 동안 보여주신 퍼포먼스(무대 경력)와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셨고, 국악(관현악)계가 지켜야할 것, 변화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고 계십니다. K국악 하면 KBS국악관현악단이 떠오르도록, 그리고 국악의 발전을 위해, 해외에도 국악의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도록, 지휘자님께서 올해 그 역할을 잘 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KBS국악관현악단은 대한민국 유일의 방송국 소속의 국악관현악단으로서, 무대 공연 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국악관현악의 예술적·대중적 멋을 시청자들과 다양하게 공유하고 있는 악단이다. 박 상임지휘자는 3년의 임기 동안, 내부적으로는 KBS국악관현악단의 기틀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외부적으로는 국내 국악관현악단 전체가 동반 상승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기연주회 - 예술성 기반, 악단 간 상생·협력 지향 박 상임지휘자는 올해 상·하반기 두 번의 공연으로 예정된 정기연주회를 통해, 순수예술단체로서 악단의 예술적인 목표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회로 준비하고 있다. 즉, 작곡가를 중심으로 한 국악관현악의 예술성이 반영된 레퍼토리를 통해 관객과 공유하고자 한다. 3월의 정기연주회의 경우, 부임 첫 정기연주회로서 젊은 지휘자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참신한 무대가 될 예정이다. ‘내일’이라는 제목 하에, 국악관현악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망하며, 이해식, 장석진, 토마스 오스본, 김성국 네 명 작곡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특히, 마지막 무대는 박 상임지휘자의 한국의 국악관현악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과 나아갈 바에 대한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공연 이름과 동일한 제목의 곡 ‘내일’(김성국 작곡, 3중 협주곡)의 무대에서, KBS국악관현악단과 더불어 서울시 소재 3개의 대표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대표 연주자 한 명씩 협연자로 출연하여 KBS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무대를 꾸민다. 그 취지에 대해 박 상임지휘자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연주회를 계기로 여러 국악관현악단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 또는 상생적 협력을 통해서 함께 발전을 도모하고, 우리 국악관현악의 내일을 KBS국악관현악단의 주도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과 의지를 투영한 공연입니다. 사실 국악관현악단들은 그 동안 어떻게 보면, 서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각자 자신의 일들만 하는 것이 우리 국악관현악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이런 생각이 문제의식의 처음이었고요. 이런 무대를 통해, 서로가 서로의 자극이 될 수 있고, 공생적인 협력관계가 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3월 10일 연주를 시작으로 해서 ... 서로가 뜨거워지는 현장들이 마련됐으면 하는 것이 제 마음입니다.” 창단 40주년 공연, K-국악관현악 연대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박 상임지휘자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25년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을 타 악단의 창단 기념 공연과 연대하여 진행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공교롭게도 2025년은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창단 60주년,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창단 3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는 공연을 각 악단 간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완성하는 것에 대한 구상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성사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계획으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나 국립국악관현악단, KBS국악관현악단이 2025년에 서로의 가장 중요한 일을 기념하는 기념연주회나 프로젝트들을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희 악단이나 다른 악단들에게 좋은 모습일 것 같습니다.” 레퍼토리 시즌제 도입, 공연의 완성도와 홍보 위해 박 신임지휘자는 장기적인 공연계획이 세워지고, 관객 선점의 효과를 가지는 레퍼토리 시즌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올해 하반기 전에 내년도의 모든 공연계획들이 다 나오고, 그런 것들이 관객들에게 미리 알려져야 더 많은 분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저희도 정해진 계획과 일정에 맞추어서 공연의 완성도를 올리는 것에 좀 더 주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내년의 상반기·하반기의 공연 레퍼토리와 라인업(출연진)들을 빠르게 정리해서, 관객들께서 미리 저희 레퍼토리를 아실 수 있고, 같이 가실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레퍼토리 시즌제의 목표입니다.” 박 상임지휘자는 올해의 경우, 시청자 감사음악회를 통해 관현악 시리즈 3회, 실내악 시리즈 3회, 콜라보레이션 시리즈 2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것은 악단이 추구하는 공연의 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레퍼토리 시즌제로 가는 준비단계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레퍼토리의 질적 향상과 이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작곡가와의 협력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계획을 전했다. "앞으로는 KBS국악관현악단에서 만들어내는 한국창작음악의 레퍼토리들이 KBS국악관현악단을 넘어서, 전국에 있는 국악관현악단들의 주요 레퍼토리로 사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방법들을 사용할 예정이고요. 또 그런 것들을 위해서 한시적이지만, 상주 작곡가 같은 제도들을 내부 시스템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고민 중입니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는 악단의 외부에 있는 작곡가들을 내부로 모셔서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들이 저희 KBS국악관현악단이 앞으로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연주자·지휘자 ‘스타 마케팅’ 필요 박 상임지휘자는 대중성 확보의 측면에서, 국악관현악단 레퍼토리 자체의 힘이 서양오케스트라, 대중예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말하며,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단원 내의 지휘자·연주자의 ‘스타 마케팅’을 통한 팬덤 형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가령, 국립창극단 주연배우들이 외부의 매체를 통해 팬덤을 형성하고, 대중이 창극에 관심을 갖게 되어, 창극단 공연 관람으로까지 이어졌듯이, KBS국악관현악단의 지휘자나 연주자 등의 내부 구성원이 외부 대중문화 흐름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여 팬덤을 일으켜 국악관현악으로 이끌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미래 국악관현악의 젊은 스타 지휘자들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팬덤을 일으킬 수 있는 스타 예술가나 연주자들의 선두에 설 수 있는 구조가 마련이 된다면, 국악관현악단도 순수예술이라는 장르를 가지고도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순수예술 단체의 수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국악관현악이라는 장르가 알려질 수 있는 어떤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담당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요. 저희가 방송국에 속한 악단이기 때문에 그런 기회들이 다양하게 주어졌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 국악관현악의 현재와 나아갈 바에 대한 소신 박 상임지휘자는 최근의 창작국악의 발전과 더불어 나타난 국악관현악단의 양적 성장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밝히며, 이에 비해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특히 연주 기술적인 면에서, 연주적 보편성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KBS국악관현악단과 전국의 국악관현악단들이 전 세계의 다양한 음악들을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서둘러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를 통해서, 국악관현악이 가지는 전통악기의 아름다운 소리와 전 세계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연주적 보편성이 결합된다면, 국악관현악의 대중화는 생각보다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KBS국악관현악단은 앞으로 이런 부분에 있어서 타 악단들을 넘어서는 역량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자신의 임기 내 추진하고자 하는 활동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제 임기 안에 KBS국악관현악단이 공연예술단체로서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담당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이고 바람입니다. 저희 구성원들 모두 앞으로 3년, 2025년까지에 대해 여러 가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창단 40주년 기자회견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 ‘제 취임 때 이런 약속들을 드렸는데, 3년이 지나고 이런 성과를 이뤘습니다.’ 하는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 상임지휘자의 취임 후 첫 공연은 2월 16일(목) KBS홀에서 열리는 시청자 감사음악회 ‘관현악 시리즈Ⅰ- 신년음악회’이다. (전석 무료, KBS홈페이지-‘이벤트 방청’(event.kbs.co.kr)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이어서 3월 10일(금) 정기연주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 공연의 방청신청은 추후 이루어질 예정이다. K-국악관현악 그리고 KBS국악관현악단 국악관현악의 탄생은 일제, 미군정 등 격동기를 겪으며, 시대의 흐름을 타고 기존 독주 중심의 국악 형식에서 새롭게 태어난 장르라는 측면에서, 자발적이면서도 수동적인 요소를 동시에 가진다. 또한 1965년 국내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인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창단 이래 60년이 채 안되는 악단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국악’이라는 전통음악의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관현악’이라는 서양음악에서 유래한 태생적 특징으로 인해,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악기들 간의 조화(음향, 음량차이), 악기 음역대의 한계(저음 부족 등), 연주법의 모색필요, 이로 인한 작곡·창작의 제약 및 곡의 다양성 부족, 제한된 수의 작품 등이 그 예이다. 이것은 한국음악적 관현악으로 가는 과도기적 성장통을 겪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반면, 최근의 국악관현악은 한류의 흐름을 타고 전통문화가 재조명 받는 가운데, 국악기 고유의 아름다운 음색과 함께 서양 관현악의 형식적 특징인 하모니와 웅장함이 더해져, 전통과 현대의 멋이 어우러진 독특한 색채로 대중 속으로 확장해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주요 기관들의 공모와 시상 등 제도적 지원 아래 창작곡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 비국악 전공자들은 물론, 해외의 작곡가들까지 합류하고 있는 고무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국악관현악의 짧은 역사를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성과이고, 남은 과제들 역시 정착을 향한 당연한 과정이며, ‘국악관현악’의 이름으로 국악의 역사를 새로 쓸 무한한 가능성을 채워가는 과업이기이도 하다. ‘국악 대중화’의 흐름을 타고 국악관현악 역시 많은 국악인들이 돌파구를 찾으며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KBS국악관현악단이 새로운 수장과 함께 어떻게 대중과 호흡하며 K-국악관현악의 입지를 굳히는데 기여할 것인지 기대된다.
-
세종국악관현악단, 정월대보름 달달한 콘서트'세종국악관현악단은 오는 2월4일 오후 7시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2023 정월대보름 달달한 콘서트'를 선보인다.'정월대보름 달달한 콘서트'는 군포시와 세종국악관현악단이 2000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대표브랜드 공연으로, 올해는 계묘년 검은 토끼가 의미하는 지혜를 담아 한 해 동안 군포시민들의 안녕과 풍요,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자 대표적 명작들로 무대를 준비했다.군포문화재단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세종국악관현악단 창단, 초대 단장 겸 상임지휘자인 박호성이 지휘봉을 잡는다.박호성은 국립민속국악원 원장,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 등을 역임하며 깊이 있는 해석력과 역동적 지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또 국민소리꾼 유태평양의 사회로 창작 음악의 명작들을 공력 있는 명인들과 새로운 감각으로 우리 음악을 이끌어가는 아티스트들이 풍성한 공연을 선사한다.첫 무대는 사물놀이 창시자인 김덕수 명인과 사물놀이패가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을 협연, 정월대보름을 맞아 강렬한 타악기의 리듬으로 관객들에게 힘찬 기운을 선사한다.또 국가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김혜란 명창이 초연한 명작 소리 협주곡 '우리 비나리'를 제자들과 함께 협연하며, 해금 명인 김성아가 '방아타령 주제에 의한 해금 협주곡'을 들려준다.이어 소리꾼 유태평양이 '장타령'과 '아름다운 강산'을 선보이고,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서사적 음악인 창작국악관현악 '휘천'이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
12일 국악 고장 영동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공연'세종문화회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국악의 고장 영동군에서 색다른 국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군에 따르면 자치단체 간 문화교류 사업의 하나로 오는 12일 오후 3시 국악체험촌 우리 소리관에서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공연을 선보인다.공연 관람은 선착순으로 입장해 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없다.이번 공연은 지난 2016년 9월 군과 서울시의 우호 교류 협약 사항의 하나로 두 도시의 협력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마련했다.이번 공연은 '행복한 국악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관현악 남도아리랑, 태평소 협주곡 호적 풍류, 판소리 수궁가 가운데 토끼 화상 그리는 대목, 사물놀이 협주곡 신 모듬 등으로 꾸민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지난 1965년 창단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이다. 국악의 현대화, 대중화, 세계화를 목적으로 국악관현악 레퍼토리 개발에 힘쓰고 있다.
-
고흥군, 서울국악관현악단 초청 ‘전남 고흥군은 오는 27일 오후 2시 고흥종합문화회관 김연수실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단장 김성국) 초청 특별공연으로 ‘행복한 국악을 만나다’란 주제로 무료로 선보이는 등 흥이 넘치는 국악공연을 준비,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965년에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관현악단으로 국악의 현대화,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국악관현악을 개발하고 있다.이번 공연에는 강효주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민요)와 성시영 수석 단원(태평소), 사물광대 등이 협연하며 관현악 ‘남도아리랑’, 판소리 ‘흥보가’, 태평소 협주곡 ‘호적풍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등 다양한 작품이 준비돼 있어 수준 높은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또한, 이날 JTBC 히든싱어3와 팬텀싱어2에 출연한 소리꾼 전태원이 사회 및 소리 협연을 맡아 공연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한편 고흥군은 2016년부터 서울특별시와 문화교류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문화교류를 통해 상호 협력 기반을 마련해 지역 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국악과 오케스트라의 만남" 서울시국악관현악단,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함께 2022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를 공연한다고 29일 밝혔다. 믹스드 오케스트라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김성국 단장이 구상한 기획으로 전통적 국악관현악 편성에 서양 오케스트라와 전자악기를 더해 우리소리를 표현하는 새로운 악단과 악기의 탄생을 의미한다. 55명의 국악관현악 연주자와 35명의 서양 오케스트라 연주자 등 총 90명의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세종대극장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충돌과 조화' 공연을 위해 김성국 단장은 홍정의, James Ra, 최지혜, 장석진 등 4명의 작곡가와 ‘수제천’, ‘한국에 대한 인상’, ‘순교한 선교사들의 삶’, ‘태평소의 능게가락’, ‘영화음악적 요소’를 주제로 곡을 창작했다. 협연자로는 중앙대 교수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을 역임한 주연선 첼리스트와 JTBC 슈퍼밴드2에서 3위를 차지한 카디의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황린이 참여한다. 믹스드 오케스트라 '충돌과 조화'는 9월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VIP석 5만원,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다.
많이본뉴스
많이 본 뉴스
- 1대한민국, “문화정책 없는가?”
- 2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93)<br>강원도아리랑
- 3제1회 '김법국국악상' 후보 3인, 심사
- 4‘2024 광무대 전통상설공연’
- 5국립남도국악원, 불교 의례의 극치 '영산재', 특별공연
- 6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145)<br>한국 최초 '도깨비 학회', 아·태 도깨비 초대하다
- 7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상에 이소영씨
- 8국립민속국악원, '제6회 2024 판놀음 별별창극'
- 9제3회 대구풍물큰잔치 ,19일 디아크문화관광장
- 10서울문화재단,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서울스테이지 2024' 5월 공연